룰라 48%, 보우소나루 31%…룰라, '유효투표'에선 과반득표 예상
룰라 "1차 투표에서 승리"…보우소나루 "1차서 당선 확정 불가능"
(멕시코시티 상파울루=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김지윤 통신원 = 다음 달 2일(현지시간) 치러지는 브라질 대선(1차)을 앞두고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시우바(76) 전 대통령이 여론조사에서 자이르 보우소나루(67) 현 대통령과의 지지율 격차를 조금씩 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룰라 전 대통령 측은 '대세론'을 부각하며 1차에서 과반 득표를 통해 결선 없이 곧바로 당선 티켓을 거머쥐겠다는 입장인 반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1차에서 결정 나는 건 불가능"하다며 막판 뒤집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브라질 대선 후보 지지율 설문 결과를 주기적으로 발표하는 여론조사업체 IPEC에서 유권자 3천8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26일(현지시간)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룰라 전 대통령이 48%,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31%의 지지율을 각각 기록했다.
최근 2주만 놓고 볼 때 룰라 전 대통령은 46%(12일 발표), 47%(19일 발표)로 1주일마다 1%포인트씩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3번 조사 모두 31%로 정체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브라질 최대 여론조사 기관인 다타폴랴(Datafolha)의 지난 22일 발표에서도 룰라 전 대통령은 47%를 기록, 33%에 그친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여유 있게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양강 구도로 좁혀진 이번 대선과 관련해 지난해부터 각종 여론조사에서 줄곧 선두를 내주지 않은 룰라 전 대통령 측은 1차에서 판가름을 내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부족한 몇 %'를 채우겠다는 심산이다.
이른바 군소 후보 지지자에게 '전술적 투표'를 호소하는 전략이다. 5∼7%대의 지지율을 보이는 3·4위 중도 세력 후보의 표심을 주로 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대선에서 라이벌이었던 중도 성향 제랄도 알키민 전 상파울루 주지사를 일찌감치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로 천거한 그는 최근엔 엔히케 메이렐레스 전 중앙은행 총재나 마리나 시우바 전 환경부 장관 등 한때 거리를 뒀던 인사와 접촉하며 외연을 넓히고 있다.
룰라 전 대통령은 메이렐레스 전 총재 등과 만난 자리에서 "나는 1차 투표로 승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내 모든 일정은 대선 승리의 열망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일부 여론조사기관도 룰라 전 대통령이 1차 투표에서 당선을 확정 지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고 있어 룰라 후보 측을 고무시키고 있다.
IPEC의 여론조사에서 기권과 미결정 투표수를 제외하고 유효 투표수만을 놓고 계산했을 때, 룰라 후보에 대한 지지율은 52%로 올라가 1차 투표에서 당선을 확정 지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브라질 최고선거법원에 따르면 1차 투표 결과 유효투표수 가운데 절반보다 단 한 표라도 더 많이 확보한 후보가 있으면 결선투표 없이 당선을 확정 짓게 된다.
이번 여론조사의 오차 범위 2%를 고려하더라도 룰라 후보의 유효 득표율은 50%~54%로 1차 투표 당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지지세 결집에 총력전을 펼치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전날 유세장에서 룰라 전 대통령의 1차 승리 가능성에 대해 "불가능"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여론조사에 대한 많은 것을 믿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뒤 "알보라다(대통령 관저)가 제집 맞지요?"라고 말하며 청중의 호응을 끌어낸 것으로 전해졌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이날 '채널 레코드'와의 인터뷰에서 대선 투표 결과를 인정하고 승복할 것이냐는 질문에 '지켜봐라'라고 즉답을 회피했으며 여론조사에서 자신을 2위로 발표하는 조사기관에 대해 계속해서 의문을 제기했다.
한편 선거를 일주일도 채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양강 후보 지지자 사이 대립의 골은 더 깊어진 모양새다.
현지 일간 오포보는 지난 24일 파라나주 카스카베우 한 술집에서 룰라 지지자(39)가 보우소나루 지지자(59)의 흉기에 찔려 다음 날 숨졌다고 보도했다.
목격자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지지자는 술집 안에 있는 사람들에게 '누가 룰라에게 투표할 거냐'고 물은 뒤 범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달 초에도 마투그로수주에서 양 지지자 간 칼부림으로 1명이 숨졌고, 지난 7월에는 파라나주에서 일면식 없는 상대측 지지자에게 남성이 총격을 받아 사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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