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시절에도 우크라 지원 강력지지…우파연합 내 친러 인사들과 갈등 가능성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이탈리아 차기 총리를 예약한 조르자 멜로니(45) 이탈리아형제들(Fdl) 대표가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멜로니 대표는 27일 밤(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젤렌스키 대통령의 총선 승리 축하 트윗에 "친애하는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자유를 위한 우리의 충실한 지원을 믿어도 된다는 걸 우크라이나 정부는 알고 있다"며 "강인함을 유지하고 굳건히 신념을 지켜달라"고 화답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앞서 멜로니 대표에게 총선 승리를 축하하며 "새 정부와 생산적인 협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멜로니 대표가 이끄는 Fdl와 동맹(Lega), 전진이탈리아(FI) 등 세 당을 중심으로 결성된 우파 연합은 지난 25일 치러진 이탈리아 조기 총선에서 상원 200석 중 115석, 하원 400석 중 237석 등 양원 모두 과반을 차지하는 압승을 거뒀다.
현재 서북부 발레다오스타, 동북부 트렌티노알토아디제주의 개표가 마무리되지 않았지만, 개표율이 99% 이상에 달해 최종 결과는 거의 바뀌지 않을 전망이다.
Fdl는 이번 총선에서 모든 정당을 통틀어 가장 높은 약 26%를 득표해 멜로니 대표는 차기 총리 등극이 확실시된다.
멜로니 대표는 지난해 2월 마리오 드라기 총리가 거국 내각을 구성할 당시, 주요 정당 중 유일하게 내각에 참가하지 않고 야당으로서 정부의 실정을 비판해왔다.
하지만 드라기 총리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결정에 대해서만큼은 여당 인사들보다 강하게 지지 의사를 밝혔다.
멜로니 대표는 이번 총선을 앞두고도 "우크라이나 지원과 대러시아 제재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혔고, "유럽연합(EU) 및 유로존 탈퇴는 절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히려 같은 집권 세력 내 마테오 살비니 동맹 대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진이탈리아 대표 등과 갈등을 빚을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살비니 대표는 러시아 제재가 러시아보다 유럽과 이탈리아에 더 큰 피해를 주고 있다며 공개적으로 비판해온 인사다. 베를루스코니 대표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20년 지기로 휴가를 함께 보냈을 정도로 돈독한 사이다.
베를루스코니 대표는 총선을 불과 사흘 앞두고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국민들에게 침공을 강요당했다며 푸틴을 변호하는 발언으로 논란을 빚었다.
'라 레푸블리카' 등 이탈리아 현지 언론에선 멜로니 대표가 차기 정부 주요 각료 인선에서 살비니 대표를 배제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친러 인사들로 꼽히는 살비니·베를루스코니 대표와 선 긋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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