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도미사일·자폭 드론 사용…이라크, 자국 영토 공격한 이란 비난
(테헤란=연합뉴스) 이승민 특파원 = 이란 정예군 혁명수비대(IRGC)가 이라크 북부 지역의 쿠르드계 분리독립 조직 거점을 공격했다고 국영 IRNA 통신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혁명수비대는 이날 오전 이라크 북부 에르빌과 술레이마니야 인근에 있는 반(反)이란 분리독립 조직인 '이란쿠르드민주당(KDPI)', '코말라' 기지를 탄도미사일과 무인기(드론)로 공격했다고 밝혔다.
현지 보안 소식통은 이날 최소 10곳의 쿠르드 조직 거점이 자폭 드론 등에 의해 동시다발적인 공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혁명수비대는 이들 조직을 테러리스트로 지칭하면서 최근 지속된 반정부 시위와 연관이 있다고 주장했다.
하산 하산자데 혁명수비대 장군은 IRNA에 "최근 폭도들이 단검 등 흉기를 사용했고, 이로 인해 보안군 185명이 다쳤다"고 말했다.
쿠르드 자치정부 보건부는 이날 이란의 공격으로 최소 9명이 숨지고, 32명이 다쳤다고 집계했다.
삼만 바라잔치 보건부 장관은 "부상자 중 상당수가 위중한 상태여서 사망자 수는 향후 더욱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라크는 자국 영토를 공격한 이란을 비난했다.
이라크 외무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이번 공격은 이라크 주권에 대한 침해이며, 우리는 바그다드 주재 이란대사를 소환해 항의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앞서 혁명수비대는 지난 24일과 26일에도 이라크 내 쿠르드족 거점을 미사일 등으로 공격한 바 있다.
이라크와 국경을 접한 이란 서북부 지역에 거주하는 쿠르드족은 1천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를 촉발한 마흐사 아미니(22)도 쿠르드계 이란인으로 서부 도시 사케즈 출신이다.
아미니는 지난 16일 테헤란의 한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던 도중 갑자기 쓰러졌고,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숨졌다.
경찰은 조사과정에서 폭력을 쓴 적이 없다며 심장마비가 사인으로 추정된다고 해명했지만, 유족은 아미니가 평소 심장질환을 앓은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슬람 율법에 어긋나는 행동을 단속하는 '지도 순찰대'(가쉬테 에르셔드)는 아미니가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아 조사를 받았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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