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내 러 4개 점령지 영토병합 '가짜' 주민투표 대응
(베를린=연합뉴스) 이율 특파원 = 유럽연합(EU)이 러시아산 원유가격 상한제와 70억유로(약 9조7천억원) 상당의 수입제한 등 추가 대러 제재를 추진한다.
이는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 점령지역에서 시행된 영토병합 주민투표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나온 조처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군 동원령과 핵 위협 등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일련의 긴장 고조에 대한 대응이기도 하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28일(현지시간) 브뤼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영토병합 주민투표는 영토를 훔치고 국제적으로 인정된 국경의 위치를 움직이려 하는 불법적인 시도"라면서 "우리는 가짜 주민투표나 어떤 형태로든 우크라이나 내 영토병합을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공 전쟁의 긴장이 한 단계 고조되는 방향의 행보를 단행했다"면서 "우리는 러시아가 이 같은 긴장 고조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는 결의가 확고하다"고 말했다.
추가 대러 제재 패키지에는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 도입을 위한 법적 기반이 포함된다. 또 70억 유로 상당의 수입제한 조처 등도 들어간다. 수입제한 대상으로는 철강 제품과 석유정제 시 필요한 일부 특수종의 석탄, 다이아몬드 등이 포함될 것이라고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은 전했다.
EU 시민권자는 러시아 국영회사의 지도위원회에 자리를 얻는 게 금지된다. 아울러 EU에서 항공, 전자부품, 특수화학원료 관련 특정 핵심기술을 러시아로 수출할 수 없게 된다. 이를 통해 러시아의 경제기반과 현대화 능력을 지속해서 약화한다는 게 EU의 계획이다.
이와 함께 입국 금지와 자산압류 대상 개인도 늘어난다. 여기에는 우크라이나 내 4개 러시아 점령지에서 가짜 주민투표를 조직화한 이들이 포함된다. 또 군과 방산업계 고위관계자도 들어간다. 이들이 제재를 피해갈 수 없도록 제재우회시도자 명단도 작성된다.
집행위가 제안한 이 패키지는 EU 27개 회원국 간 논의를 거쳐 만장일치로 의결해야 시행이 가능하다.
EU는 이미 오는 12월 5일 이후 해상으로 러시아산 원유의 EU 내 수입을 금지하기로 한 바 있다. 이에 더해 주요 7개국(G7)은 러시아산 원유가격 상한제를 전 세계적으로 시행하기로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목표는 러시아의 원유 수출로 인한 수입을 축소하는 것이다. G7의 계획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러시아산 원유나 정유 제품의 해상운송은 해당 원유나 정유 제품이 특정 가격 이하에 매입됐을 때만 가능하게 된다. 이는 보험사들이 러시아산 석유는 특정 가격 이하로 사들인 경우에만 보험서비스를 제공하는 등의 형태로 작동할 수 있다는 게 G7의 입장이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또 "러시아산 석유가격상한제는 한편으로는 러시아의 수입을 축소하고, 다른 편으로는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안정을 유지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헝가리나, 그리스, 키프로스는 이러한 가격상한제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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