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계환 기자 = 가격상한제로 대변되는 시장 개입만으로는 현재의 에너지 위기를 극복할 수 없으며 오히려 상황이 더 악화할 수도 있다고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EC)가 경고했다.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EC는 수요 감소와 공급망 확보 방안을 포함하는 통합적이고 조직화한 개입을 통해서만 천연가스 가격을 잡을 수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EC는 15개 회원국이 위기 극복을 위해 천연가스 가격 상한제의 도입을 요구하고 있지만 다른 조치들이 수반되지 않은 채 시행되면 공급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오히려 수요 증가를 불러올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EC는 러시아의 가스공급 조작의 영향을 제한하고, 천연가스 수입 가격을 떨어뜨리며, 과도한 가격변동을 제어함으로써 에너지 도매시장의 기능을 제고해야만 시장 개입이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서는 가격 안정과 변동성 제한, 신속한 집행 능력 확보, 천연가스 수요에 대한 부정적 효과의 최소화, 공급 확보와 국내시장의 기능 정상화라는 원칙들을 토대로 통합적이고 조직화한 개입이 이뤄져야만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EC는 이밖에 파이프라인 천연가스(PNG) 도입 가격 인하를 위해서는 믿을만한 공급원을 찾아야 하며 액화천연가스(LNG)도 공동구매 협상을 통해 가격을 끌어내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U 에너지 장관들은 30일 브뤼셀 회동에서 EC의 이런 입장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EU 정상들도 다음 달 7일로 예정된 프라하 정상회담에서 천연가스 가격 상한제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지만 회원국 간 이견이 심해 논란이 예상된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벨기에, 폴란드, 그리스, 프랑스 등은 모든 수입 천연가스 거래에 제한을 두자는 입장이지만 유럽 최대 경제 대국 독일이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EU는 이달 초 러시아산 천연가스 가격 상한제에 대해서도 논의했으나 합의를 끌어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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