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전문가 인용…"수중·인양 후 수리 둘다 가능"
"서방제재 탓 수리에 필요한 선박 못 동원해 문제"
(서울=연합뉴스) 유철종 기자 = 폭발로 파손된 것으로 알려진 러시아와 독일 연결 해저 가스관 '노르트 스트림-1'과 '노르트 스트림-2'를 수리하는 데 최소 몇 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러시아 관영 타스 통신이 자국 전문가를 인용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하원 에너지위원회 위원장 파벨 자발니는 이날 덴마크와 스웨덴 수역에서 최근 발생한 두 가스관 폭발 파손과 가스 누출 사고 수습 방안에 관해 설명하며 이같이 밝혔다.
자발니 위원장은 파손 가스관 수리에는 속이 빈 콘크리트 구조물인 케이슨(Caisson)을 이용해 수중에서 작업하는 방식과 가스관을 밖으로 인양해 해상에서 작업하는 방식 등 2가지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케이슨 작업에 대해 "수중의 가스관 위에 케이슨을 설치하고 그 안에서 파이프라인을 교체하거나 수리하는 것"이라면서 "가스관이 놓인 수심(해저 70~80m)을 고려할 때 이 방식의 작업이 가능하지만 공학적으로 복잡한 케이슨을 만들어야 한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케이슨 설계와 제작, 수리 작업 등에 수개월 이상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자발니 위원장은 가스관 인양 후 해상에서 수리 작업을 하려면 3천t 정도의 인양력을 가진 기중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스관 부설 때 인양 가능성이 고려된 만큼 기술적으론 가능하지만 역시 기중기·선박 등의 장비가 필요하고, 최소 6개월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추정했다.
게다가 가스관 수리에 필요한 선박들이 서방 제재 대상이라 수리 작업에 동원될 수 없다는 것도 문제라고 덧붙였다.
앞서 26일 덴마크 보른홀름섬 부근 해저에 깔린 노르트 스트림-2 가스관에서 가스 누출이 발견됐고, 뒤이어 27일에는 인근의 해저 가스관 노르트 스트림-1에서 다시 2건의 가스 누출 사고가 발생했다.
가스 누출 직전 해당 해역에선 폭발로 추정되는 대량의 에너지 방출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특정 세력이 폭발 장치를 이용해 고의로 가스관을 폭파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 천연가스의 유럽 수출에 이용되는 주요 가스관인 노르트 스트림-1은 러시아가 이달 초 정기 점검 도중 누출을 발견했다는 이유로 가동을 무기한 중단했다.
노르트 스트림-1의 수송량을 늘리기 위해 지난해 말 완공된 노르트 스트림-2는 시험 가동을 위한 기술용 가스까지 충전됐지만, 서방의 대러 제재로 가동되지 못하고 있다.
한편 스웨덴 해안경비대는 29일 "노르트 스트림-1과 노르트 스트림-2 가스관에서 모두 4건의 가스누출 사고가 확인됐다"면서 가스 누출 지점이 한 곳 더 발견됐다고 밝혔다.
경비대는 4건의 사고 가운데 2건이 스웨덴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발생했고, 다른 2건은 덴마크 EEZ 내 해저를 지나는 가스관에서 일어났다고 소개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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