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운동신경 세포가 서서히 죽어가는 치명적인 질환인 루게릭병(ALS: 근 위축성 측삭 경화증)의 새로운 치료제 렐리브리오(Relyvrio)를 승인했다고 워싱턴 포스트 인터넷판이 29일 보도했다.
루게릭병은 운동을 담당하는 신경세포가 퇴행성 변화로 점차 소실되면서 근력 약화와 근육 위축으로 언어장애, 사지 무력, 체중감소 등의 증세가 나타나다가 결국 호흡기능 마비로 사망에 이르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현재 루게릭병은 치료제는 없고 진행 속도를 늦추는 릴루졸(Riluzole)과 에다라본(Edaravone) 두 가지 약만 있을 뿐이다. 이 두 약은 미국 FDA의 승인을 받았다.
FDA는 이 신약이 통계학적으로 치료 효과가 상당하며 임상시험의 목표 기준을 충족했다고 평가했다.
이 신약은 루게릭병 환자의 생존 기간을 연장하며 안전성의 문제도 없다고 FDA는 밝혔다.
이 신약을 개발한 미국 아밀릭스(Amylyx) 제약회사는 렐리브리오가 루게릭병으로 파괴된 뇌와 척수의 신경세포를 보호함으로써 병의 진행을 늦춘다고 밝혔다.
아밀리스 사는 이 신약을 최대한 빨리 출시할 예정이다. 렐리브리오의 판매 가격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렐리브리오는 희귀성 간 질환 치료에 사용되는 소듐 페닐부티레이트(sodium phenylbutyrate)와 영양 보충제인 타우루르소디올(taurursodiol) 등 두 가지 성분으로 이루어진 분말 제제로 물에 녹여 경구 투여하거나 삽입관(feeding tube)으로 투여한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FDA가 루게릭병 환자 13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단 한 차례의 임상시험 결과를 근거로 렐리브리오를 승인했다면서 이 신약이 효과가 있다는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루게릭병 환자 600명을 대상으로 또 다른 임상시험이 현재 진행 중이며 그 결과는 내년 말이나 2024년 초에나 나올 예정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렐리브리오의 승인 전 명칭이었던 AMX0035를 평가하는 FDA 자문위원회에 참가했던 존스 홉킨스 대학 보건대학원 내과 전문의 칼렙 알렉산더 교수는 신약의 효과를 뒷받침하는 일부 증거가 있기는 하지만 FDA의 신약 승인 기준에는 맞지 않는다고 논평했다.
미국에는 루게릭병 환자가 약 3만 명에 이르고 있으며 매년 6천 명의 새로운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루게릭병이란 명칭은 1930년대 미국의 유명 야구선수 루 게릭이 38세의 젊은 나이로 이 병에 걸려 사망하자 그를 기리기 위해 붙여진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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