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금리 인상·강달러로 경기침체·소비 급감한 탓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미국 달러화 초강세가 중국의 수출을 타격했다고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이 30일 보도했다.
'킹달러' 추세가 근래 중국 위안화의 미 달러화 대비 가치의 심리적 마지노선이라고 할 '1달러=7위안'을 진즉에 무너뜨려 환율 공포를 안긴 데 이어 중국의 성장엔진인 수출에도 장애로 작용하고 있다.
통상 위안화의 달러 대비 가치가 하락하면 중국으로선 수입은 줄지만, 수출은 늘어나는 효과가 나타났으나 이번에는 그렇지 않다.
고공행진 중인 물가를 잡기 위해 미국이 급격한 금리 인상을 이어가면서 세계적인 경기침체 우려가 커져 소비가 급감한 탓에 중국의 수출도 줄어들고 있다고 차이신은 전했다.
한 컨테이너 선사 관계자는 "현재 수입 상품은 물론 수출 상품의 양이 지속해서 줄고 있다"고 말했다.
상하이국제해운연구센터의 정징원 연구원은 위안화 가치 하락으로 수입 비용이 커져 중소기업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수입이 줄고 있다고 짚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이 급등해 상품 가격도 뛰고 수요가 줄던 터에 킹달러 현상까지 겹치면서 상품 수입이 더 줄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수출입 감소는 컨테이너 선사의 물동량에서도 간접적으로 확인된다.
차이신은 글로벌 컨테이너 선사인 머스크와 스타라인의 2분기 화물 물동량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9%, 7% 줄었으며 지난 8월에는 감소 폭이 더 컸다고 전했다.
중신동방금융투자(CITIC 퓨처스)에 따르면 지난달 극동-북유럽 노선과 극동-서미주 노선의 컨테이너 화물량이 각각 6.6%, 9.9% 감소했다.
중국 대회무역경제협력기업협회의 차이자샹 부회장은 "통상 달러화 대비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면 중국 수출에 도움이 됐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먀오샤오린 레닥싱 국제물류 회장은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9월이 중국의 대외 무역 성수기로 크리스마스와 핼러윈 상품이 대거 출하돼 미국 등으로 수출되는 시기이지만, 지금은 그런 움직임이 없다고 전했다.
러시아의 액화천연가스(LNG) 공급 중단으로 인해 유럽에 겨울철 난방 비상이 걸리면서, 중국산 전기담요 등 난방제품의 수출량이 많이 늘어난 걸 제외하면 중국의 수출 성수기는 아직 오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유럽 해운사 CMA CGM의 전 부사장인 궈사오하이는 "9월이 크리스마스 선적의 절정"이라며 "과거에는 중국에서 출발하는 컨테이너선이 짐을 가득 싣고 출항했으나 8월과 9월에는 화물량이 감소추세였으며 향후 몇 개월은 더 비관적"이라고 짚었다.
미국 시장의 소매 재고가 3월 12%, 4월 15%, 5월 18%, 6월 20%, 7월 20%로 증가해왔으며 이는 수요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차이신은 분석했다.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2021년 중국의 수출은 3조3천640억 달러(약3천996조원)로 전년보다 29.9% 증가했고, 6천764억 달러(약 804조원) 규모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해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위기 속에서도 중국 성장을 견인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중국은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도시 부분·전면 봉쇄 등으로 내수 경기 침체를 부른 데 이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강달러 현상 등이 겹치면서 수출 실적까지 저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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