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구팀 "소각시설 저효율로 메탄 연간 50만t 더 배출돼"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미국 내 유전과 가스전에서 원유·천연가스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강력한 온실가스인 '메탄'(CH₄) 가스가 메탄 소각시설의 저효율 등으로 인해 기존 추정치보다 5배나 많이 배출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미시간대 에릭 코트 교수팀은 29일(현지시간)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에서 미국 내 유전·가스전의 메탄가스 배출량을 조사한 결과, 통계에 잡히지 않는 메탄이 연간 50만t 더 배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같이 밝혔다.
메탄은 천연가스의 주요 성분으로 유전·가스전에서 원유·천연가스를 생산할 때 대량 방출된다. 현재 석유가스업계는 메탄 배출로 인한 온난화를 줄이기 위해 현장에 소각(flaring) 시설을 만들어 메탄을 태워 없애고 있다.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열저장 능력이 85배나 큰 강력한 온실가스이기 때문에 메탄을 태울 때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와 수증기가 발생하더라도 소각하는 것이 온난화 방지 측면에서는 더 유리하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미국 내 원유·천연가스 생산량의 80%를 차지하는 텍사스·뉴멕시코·노스다코타·몬태나 등 4개주 유전·가스전에 있는 메탄 소각시설 300여 개의 적외선 영상과 현장 공기 표본을 분석, 실제 메탄 방출량을 추정했다.
그 결과 이들 메탄 소각 시설의 메탄 제거 효율이 지금까지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추정해온 98%보다 훨씬 낮은 9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메탄 소각시설의 저효율로 인해 연간 50만t의 메탄이 추가로 배출되고 있다며 이는 미국 내 유전·가스전에서 EPA가 추산해온 것보다 10% 더 많은 메탄이 배출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코트 교수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내 유전과 가스전에 있는 모든 메탄 소각 시설이 제대로 가동되면 차량 900만대의 운행을 중단하는 것과 맞먹는 온실가스 저감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유전·가스전에 있는 메탄 소각시설에서 800만 톤의 메탄이 공기 중으로 배출됐으며, EPA는 20세기 진행된 지구 온난화의 30%가량이 메탄가스로 인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메탄의 이런 강력한 온실효과에 대응하기 위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기후 정상회의에서 미국 내 메탄 배출량을 2030년까지 30%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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