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의 두 저명 경제학자가 경제 개방 정책을 놓고 상반된 의견을 펼쳐 온라인에서 뜨거운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30일 전했다.
향후 5년간 중국의 경제 발전에 대한 로드맵이 제시될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2주 앞두고 벌어진 이 논쟁은 양측의 지지자들이 가세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발단은 원톄쥔 전 인민대 농업·농촌발전학원 교수가 수개월 전에 했던 인터뷰 영상이 이번 주 온라인에서 회자한 것이다.
원 전 교수는 3분 분량의 영상에서 '사람 중심 경제'를 홍보했다. 그는 경제적으로 자주적이며 국유 경제에 더 중점을 두고 있고, 세계화와 반대로 지역 자원으로 주민의 모든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경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경제 주권, 자주 발전, 애국심을 아울러 '사람 중심 경제'라 부른다"고 말했다.
그러자 농업은행 수석경제분석가 출신으로 역시 인민대 교수를 지낸 샹쑹쭤 대만구금융연구소 소장이 27일 소셜미디어 위챗을 통해 정면 반박에 나섰다.
그는 "사람 중심 경제'란 사실 사람이라는 이름으로 사람들을 속이는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원 전 교수의 생각은 지난 40년간 중국이 펼쳐온 개혁·개방 정책을 근본적으로 지워버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샹 소장은 "그의 소위 자주 발전이란 국경을 닫고 국가를 잠가버리는 것 아닌가? 현지화란 자급자족을 의미하는 것 아닌가? 사람 중심주의란 거대한 국영 기업과 함께 과거로 돌아가자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SCMP와 통화에서 "그(원톄쥔)가 너무 나간 것 같다"고 밝혔다.
SCMP는 "중국에서 논란이 되는 글들은 대부분 재빨리 검열되는 것과 달리 원 전 교수의 인터뷰 영상과 샹 소장의 글은 양측의 지지자들이 가세한 가운데 아직 온라인에 남아있다"며 "저명한 전문가들이 중국을 경제 둔화에서 끌어내는 최선의 방법을 논의하면서 양측 모두 온라인에서 지지를 얻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둘의 의견 불일치는 민감한 시기에 전국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며 "근 3년간의 엄격한 방역 정책으로 타격을 입은 외국 투자자들과 민간 기업들이 중국 정부가 국제 관계 악화에 대처하고 '공동부유'를 추진하는 가운데 다음에는 어떤 종류의 정책을 내놓을지 초조하게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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