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감세 발표 때 경제·재정 분석 공개 안해 시장 혼란 가중"
보수당 소속 하원 재무위원장 "정책 바꿀 기회로 삼아야"
(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대규모 감세 정책으로 금융 시장을 뒤흔들어놓은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가 30일(현지시간) 정부의 재정건전성 감시기구인 예산책임처(OBR) 수장을 만났다.
트러스 총리는 이날 오전 총리실에서 리처드 휴스 OBR 처장 등과 45분간 면담했다고 일간 가디언, 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쿼지 콰탱 재무부 장관 등이 배석한 이 자리에서는 정부가 지난주에 발표한 대규모 감세 정책에 관한 논의가 이뤄졌다.
재무부는 회동이 끝나고 배포한 성명에서 "11월 23일 발표할 예정인 차기 경제 및 재정 전망 절차에 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OBR도 별도 성명을 내고 10월 7일 트러스 총리에게 첫 번째 경제 및 재정 전망치를 전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OBR 대변인은 "언제나 그래왔든 경제 및 재정 전망과 정부 정책의 영향은 독립적인 판단에 기초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국 정부는 지난 23일 450억파운드(약 70조원) 규모의 대대적인 감세 정책을 발표했으나 통상 이 같은 경우에 함께 내놓는 OBR의 분석을 공개하지 않았다.
50년 만에 최대 규모의 감세로 부족해질 세수를 어떻게 메울 것인지 등 지출 삭감 계획도 밝히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점들이 시장 참여자들의 의구심을 불러일으켜 국채 금리 급등, 파운드화 가치 급락 등 혼란을 가중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원 재무위원장인 멜 스트라이드 보수당 의원은 트러스 총리가 OBR 수장과의 회동을 계기로 감세 정책의 방향을 틀기를 희망했다.
테리사 메이 전 총리가 이끄는 정부에서 재무부 장관을 지냈던 스트라이드 의원은 BBC 방송에 "지금까지 시장 반응을 보면, 정부 발표에 몇몇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논란에 휩싸인 트러스 총리는 일주일 가까이 침묵을 지켜오다 전날인 29일 BBC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이번 감세가 영국 경제 성장을 위해 필요하다며 정책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run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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