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인물 정보·美대사 동향분석 포함…대통령 응급상황도 공개돼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멕시코 국방부 서버가 해킹 공격을 당해 군사 기밀과 대통령 건강 보고서 등이 유출되는 피해를 본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정례 기자회견에서 "최근 해커 집단이 우리 정부 파일에 접근한 사실이 있다"며 "일부 민감한 자료가 외부로 빠져나갔다"고 밝혔다.
6TB(테라바이트) 규모로 알려진 유출 문서 중에는 각종 범죄인물 정보와 수사를 위한 통신 녹취록 등 기밀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켄 살라자르 주멕시코 미국 대사에 대한 동향 분석 문서도 유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응급 상황 조처를 담은 민감한 보고서도 공개됐다.
앞서 중남미 매체 '라티누스'는 스스로 '과카마야'라고 부르는 국제 해커 그룹이 정부 서버에 대한 사이버 공격을 통해 수천 건의 문서를 빼갔다고 공개했다.
여기에는 지난 1월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이 심장 마비 위험으로 구급차를 이용해 병원으로 긴급 이송된 사실이 담긴 보고서도 포함됐다고 밝혔다.
'대통령이 협심증으로 10차례의 상담 이후 심장 카테터(catheter·삽입 도관) 수술을 받았다'는 구체적인 의료 기록까지 보도됐다. 그는 2013년 12월 급성 심근경색 증세로 입원 치료를 받은 적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이 같은 내용이 모두 사실이라고 인정하며 "고혈압도 있어서 약을 먹고 운동을 하고 있다. 지금은 좋아진 상태"라고 부연했다.
멕시코 정부 당국은 최근 '과카마야' 그룹이 다른 중남미 국가 정부 서버도 해킹한 것으로 보고 있다.
대통령실은 정확한 피해 규모를 확인하는 한편 후속 대책 마련에 나섰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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