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라 완승이냐 보우소나루 반전이냐…브라질 대선 '결전의 날'

입력 2022-10-02 08:00  

룰라 완승이냐 보우소나루 반전이냐…브라질 대선 '결전의 날'
룰라 "결선은 없다"…1차 과반 득표 여부 초미 관심
보우소나루 "신은 우리 편"…패배시 지지자 등에 업고 불복 가능성 농후



(브라질리아=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국토 면적 세계 5위, 인구 세계 7위, 경제규모 세계 12위인 중남미 대국 브라질이 2일(현지시간)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 대선(1차)을 치른다.
브라질 역사상 가장 극단적인 이념 대립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들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76) 전 대통령(노동자당)의 '중남미 좌파 물결 완성'과 자이르 보우소나루(67) 대통령(자유당)의 '우파 정권 재연장' 중 어느 쪽을 선택할지 관심을 끈다.



초점은 1차 투표에서 당선자가 결정될지 여부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1년 넘게 1위를 내준 적 없는 룰라 전 대통령의 목표는 '결선 없는 완승'이다.
이날 과반 득표한 후보가 없으면 1, 2위 후보가 결선(30일 예정)을 펼치는데, 2003∼2010년 재임한 룰라 전 대통령은 1차에서 50% 넘는 표를 끌어모아 권토중래를 확정하겠다는 심산이다.
룰라 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TV 토론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비롯한 후보들의 공세에 다소 소극적이라고 할 정도로 조심스럽게 대처하며 대세론 막판 굳히기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때론 "그(보우소나루)가 갱단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면 거울을 봐야 한다"며 거친 독설을 하기도 했지만, 궁극적으로는 중도층 표심을 자극하지 않기 위한 안정적인 스탠스를 유지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비슷한 정치 스타일로 '열대의 트럼프'라고도 불리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경우 무슨 일이 있어도 결선까지 끌고 간 뒤 막판 뒤집기를 노린다는 전략이다.
특히 종교계 결집을 통해 반전을 꾀하는 그는 이번 대선을 '선과 악'의 대결로 간주하며 룰라 전 대통령을 '악한 쪽' 또는 '배신자'로 지칭하고 있다. "신은 선한 우리 편이고, 오직 신만이 내게 (대통령직을) 내려놓으라고 할 수 있다"는 주장도 항상 곁들인다.
그는 브라질 전자 투표 시스템에 대한 불신감을 지속해서 드러내는 한편 패배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중을 반복적으로 암시하면서, 룰라 전 대통령을 끝까지 물고 늘어지겠다는 태도를 숨기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현지에서는 지난해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층의 '1·6 의회 난입' 사태가 브라질에서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팽배하다.



브라질 대선 투표는 수도 브라질리아 기준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한국시간 2일 오후 8시∼3일 오전 5시)까지 진행한다.
전자 투표 시스템이어서 개표는 신속하게 이뤄지는 편이다. 이르면 투표 당일 오후 9시(한국 3일 오전 9시)쯤 결과가 나올 수 있다.
투표권은 16세 이상 국민에게 주어진다. 특히 18∼70세의 경우 투표가 의무여서 정당한 이유 없이 투표하지 않으면 사안에 따라 300원에서 많게는 9천원 안팎의 벌금을 물린다.
지난 7월 집계를 마감한 브라질 유권자 수는 1억 5천645만4천11명(브라질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공개 기준)이다. 중남미 국가 중에선 가장 많은 숫자다.
주지사와 부지사 선거도 함께 치러지는데, 대선과 마찬가지로 1차·결선 투표 방식으로 진행된다.
연방 상원 의원 81명 중 3분의 1인 27명과 하원 의원 513명 전원도 함께 선출한다. 각 주의원 선거도 병행된다.
walde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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