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 일부 한달 이상 정전 우려…"피해액 최고 1천억 달러"
바이든 "최악 피해중 하나"…접수된 한인 인명피해는 아직 없어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초강력 허리케인 '이언'이 미국 플로리다를 강타하고 북상하면서 그 세력이 약해졌지만 인명 피해는 늘어나고 있다.
1일(현지시간) CNN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플로리다를 강타해 큰 피해를 준 이언은 전날 오후 시속 136㎞의 강풍과 함께 사우스캐롤라이나에 상륙한 뒤 열대성 폭풍으로 바뀌면서 조금씩 강도가 약해지는 양상이다.
하지만 여전히 돌발 홍수와 강풍을 유지해 피해 증가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사우스캐롤라이나에 이어 이날 새벽 노스캐롤라이나에도 비상사태를 선포하며 연방 지원을 명령하는 등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국립허리케인센터(NHC)는 이날 오전 5시 기준으로 이언의 최대 풍속은 시속 55㎞로 줄었다며 이날 오후 늦게 북쪽으로 방향을 틀어 소실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사우스캐롤라이나와 노스캐롤라이나에 50∼100㎜의 비를 뿌리고, 많은 곳은 152㎜에 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초고강도인 4등급 허리케인의 직격탄을 맞은 플로리다는 가옥, 다리 등 인프라가 상당수 파괴되면서 여전히 충격에 휩싸여 있다.
이언이 빠져나갔지만, 주요 하천 범람은 다음 주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는 원상복구에 수년이 걸릴 수 있다고 우려했고, 블룸버그 통신은 피해 예상액이 680억∼1천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정전 사태도 지속되면서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 사우스캐롤라이나, 버지니아 등 4개 주에 이날 오전 현재 170만 가구 가까이 전기가 끊긴 상태다.
정전피해 집계 사이트 '파워아웃티지'에 따르면 이날 오전 플로리다에서 123만 가구 이상이 여전히 정전이다. 플로리다는 한때 270만 가구에 전기가 끊기는 등 주 전체의 4분의 1인 24%가 정전이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당국은 복구에 나섰지만, 인프라 재건에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일부 가구는 한 달 이상 전력이 공급되지 못할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 27만 가구, 버지니아 7만5천 가구, 사우스캐롤라이나 4만1천 가구에서도 전기가 끊겼다. 앞서 허리케인 피오나로 큰 피해를 본 푸에르토리코는 아직도 21만 가구 가까이 전기가 들어오지 않고 있다.
사망자 집계도 늘고 있다.
AP통신은 플로리다에서 이언으로 인한 사망자가 30명으로 늘었다고 보도했고, CNN은 자체 집계 결과 플로리다에서 최소 45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리카운티에서만 16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돼 플로리다에서 가장 많은 인명 피해를 보인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글을 올려 "우리는 미 역사상 최악의 피해 중 하나가 될 가능성이 큰 플로리다의 재난 규모를 보고 있다"며 "이 폭풍우로 삶이 황폐해진 이들을 보니 우리 억장이 무너진다"고 말했다.
그는 "우린 여러분과 함께 있고, 시간이 얼마가 걸리든 거기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언으로 인한 한인 인명 피해는 아직 접수된 게 없다고 애틀랜타총영사관이 밝혔다. 총영사관 측은 현지 한인회 및 영사 협력원 등과 비상 연락망을 유지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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