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홍콩에서 1일 삼엄한 경비 속 제73회 국경절(신중국 건국 기념일) 행사가 치러졌다. 시위는 자취를 감췄고 친중파들이 거리 행진을 펼치며 달라진 홍콩의 모습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2일 홍콩프리프레스(HKFP)에 따르면 홍콩 당국은 전날 국경절 기념식이 열린 완차이의 컨벤션 센터를 비롯해 도심 주요 지역에 7천∼8천명의 경찰을 배치했으며 장갑차와 물대포 등도 거리에 모습을 드러냈다.
국기 게양식이 진행된 바우히니아 광장 등에 일반인의 접근은 철저히 통제됐다.예년과 달리 올해는 소규모 시위조차 일어나지 않았다.
민주 진영 단체 사회민주연선은 지난 7월 주권 반환 25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경찰로부터 경고를 받은 후 어떠한 시위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찬포잉 사회민주연선 주석은 HKFP에 "모호한 법으로 체포될 우려에 올해는 몸을 낮추기로 했다"고 말했다.
홍콩에서는 전통적으로 7월 1일 주권 반환 기념일과 10월 1일 국경절 등에 야권과 사회단체들이 자유롭게 시가행진을 펼치거나 정부의 정책에 반대하는 집회 등을 열어왔다.
그러나 2020년 6월 30일 국가보안법 시행 이후 대규모 집회는 불가능해졌다. 1인 시위나 코로나19 방역 규정에 따른 4명 이하 소규모 집회가 명맥을 이어왔으나 그마저도 올해 주권 반환 기념일을 전후로 사라진 모양새다.
대신 1일 거리에서는 친중파 단체들이 중국 한나라 시대 전통 의상을 입고 중국 국기를 든 채 거리 행진을 펼쳤다.
침사추이 등지에서도 사람들이 단체로 모여 중국 국기를 흔들며 국경절을 축하하는 집회를 가졌다.
많은 이들이 '나는 중국을 사랑한다'는 글귀가 적히거나 중국 국기가 새겨진 붉은 색 마스크를 착용했다.
경찰은 이들의 집회, 행진을 막지 않았다.
2019년 반정부 시위가 격렬하게 벌어졌던 홍콩이공대를 비롯해 홍콩 8개 공립대학교에서는 일제히 국경절 기념 국기 게양식이 거행됐다.
특히 홍콩이공대 게양식에는 정부 주요 인사와 학생, 학부모가 대거 참가해 3년 만에 달라진 분위기를 강조했다.
존 리 홍콩 행정장관은 국경절 기념식에서 "국가보안법 제정과 선거법 개정 등 우리는 조국의 강력한 지원으로 어려움을 극복해왔다"며 "동포에 대한 중국인들의 관심과 홍콩을 지키려는 그들의 열망을 절대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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