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현 "먼지털기식 조사 벗어던져야"
(세종=연합뉴스) 김다혜 기자 =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사건을 처리는 데 평균 575일이 소요된 것으로 집계됐다.
공정위는 위원장 집무실에 실시간 사건 현황판을 설치하고, 복잡한 대형 사건은 전담팀을 구성하는 등 사건 처리 기한을 단축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이 공정위에서 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작년까지 5년간 공정위가 사건을 처리하는 데는 평균 423일(조사 단계 291일, 심의 단계 132일)이 소요됐다. 통상 자료 제출에 3개월이 걸리는 것을 고려하면 실제 사건 처리에 걸리는 기간은 331일(11개월) 정도다.
이는 위원회에 상정·의결된 사건을 분석한 결과로, 법 위반 정도가 경미해 공정위 심사관이 전결로 경고 처분을 내린 사건이나 단순 민원 처리 사건은 포함되지 않았다.
공정위 사건 처리에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돼왔다. 이에 공정위도 계속해서 개선 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문제는 오히려 심화하는 양상이다.
공정위의 평균 사건 조사 기간은 2017년 239일에서 2018년 265일, 2019년 288일, 2020년 315일, 작년 378일 등으로 길어졌다. 평균 심의 기간도 2017년 83일, 2018년 90일, 2019년 139일, 2020년 182일, 작년 197일로 늘었다.
이에 따라 전체 사건 처리에 걸린 평균 기간은 2017년 322일에서 2018년 355일, 2019년 427일, 2020년 497일, 작년 575일로 늘었다.
2020년과 지난해에는 고질적인 인력 부족 문제에 더해 코로나19에 따른 대면조사 제약, 재택근무 확대도 영향을 줬다는 평가다.
피심인이 의견서 제출기한을 연장해달라고 요청하거나 정식 심의에 앞서 주요 쟁점에 대한 의견을 진술할 수 있도록 의견청취절차를 신청하는 경우가 많아진 것도 사건 처리 장기화의 원인으로 꼽힌다.
쟁점이 복잡하고 법리 다툼이 치열한 사건이 느는 측면도 있다.
부당지원,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 기술유용 사건은 지난해 기준으로 조사에 평균 715일(위원회 상정 안건 기준)이 소요된 것으로 파악됐다. 2018년 383일에서 2019년 593일, 2020년 523일, 작년 715일 등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윤 의원은 "국세청은 글로벌 1위 삼성전자[005930]에 대한 세무조사도 통상 2개월 이내에 종결한다"며 "먼지털기식 조사방식을 벗어던지고 외과의가 환부를 도려내듯 정해진 기간에 문제의 본질을 파고드는 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정위도 선택과 집중을 통해 법 집행 효율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공정위는 지난 8월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처벌보다 빠른 피해 구제에 초점을 맞추고 단순 질서 위반 행위는 지방자치단체로 이양해 신속히 처리하겠다"며 "장기사건 특별점검 등을 통해 사건 처리 기한을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쟁점이 많고 사실관계가 복잡한 대형 사건은 전담팀을 구성해 신속히 처리하고, 처리가 지연되는 사건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위원장 집무실에 실시간 사건현황판을 설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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