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의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배후로 지목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미국 법원에서 면책권을 주장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무함마드 왕세자 변호인 측은 전날 미국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에 제출한 탄원서에서 왕세자가 지난달 사우디 총리로 임명됐다는 점을 들어 "신분에 기반한 면책권을 인정받을 자격이 있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달 27일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 국왕은 무함마드 왕세자를 정부의 공식 수반인 총리직에 임명했다.
변호인 측은 그러면서 미 법원에 소송 기각을 요청하고, 미국이 외국 원수에 대한 면책권을 인정했던 다른 사례를 제시하기도 했다.
사우디 출신의 워싱턴포스트(WP) 칼럼니스트였던 카슈끄지는 2018년 10월 2일 혼인신고를 위해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을 찾았다가 사우디 요원들에 의해 살해됐다.
이에 카슈끄지의 약혼녀와 그가 생전 설립한 미국 내 비영리단체 '아랍 세계를 위한 민주주의'(DAWN)는 2020년 10월 무함마드 왕세자 등을 대상으로 정신적·금전적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미국 법원에 제기했다.
약혼녀 측은 무함마드 왕세자가 총리로 지명되기 이전까지는 그에게 '실질적 국가 원수' 외 공식 지위가 없다며 그의 면책권이 인정될 수 없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법원은 앞서 법무부에 이달 3일까지 무함마드 왕세자에게 면책권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한 판단을 내려 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법무부는 그가 총리로 임명된 이후 "중대한 상황 변화"를 이유로 답변 기한을 45일간 연기하겠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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