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 1.4나노 양산 목표…기술력 앞세워 북미시장 고객 확보 총력
파운드리 사업부 성장 자신감…비모바일 매출 비중 50% 이상 확대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삼성전자[005930]가 1.4나노(㎚·10억분의 1m) 반도체 양산 계획을 발표해 대만의 TSMC와 초미세공정 경쟁에 불을 붙였다.
삼성전자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파운드리(foundry·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점유율 경쟁에서 TSMC 추격의 고삐를 죌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3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2'를 열고, 파운드리 신기술과 사업 전략을 공개했다.
특히 이 자리에서 2025년 2나노, 2027년 1.4나노 공정을 도입할 계획이라는 로드맵을 발표했다.
구체적인 양산 목표 시기는 알려진 바 없지만, TSMC도 올해 1.4나노 공정 개발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TSMC가 삼성전자보다 앞서 1.4나노 공정 개발 계획을 밝힌 것은 3나노 공정 개발에서 삼성전자에 뒤처졌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시장점유율에서는 TSMC가 압도적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대만의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점유율은 TSMC가 53.4%로 1위, 삼성전자가 16.5%로 2위였다.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가 고객 확보에서 열세를 보이는 셈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북미 시장에서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2'와 '세이프 포럼 2022'를 연이어 열며 고객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북미는 전 세계 주요 팹리스(fabless·반도체 설계 전문회사)가 밀집해 있고,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지역이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세계 파운드리 시장은 올해 986억달러에서 2025년 1천456억달러로 연평균 13.4% 성장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북미 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50%를 넘는다.
특히 글로벌 10대 팹리스 중 퀄컴과 브로드컴, 엔비디아, AMD, 애플, 마벨 테크놀로지, 자일링스 등 7개 회사가 북미 지역에 있다.
또 낸드플래시와 D램 등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악화하는 가운데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다.
트렌드포스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가 올해 2분기 매출 55억8천800만달러로, 파운드리 산업에서 역대 최대 매출을 올린 것으로 분석했다.
삼성전자 역시 매 분기 실적발표에서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며 성장성에서 자신감을 드러났다.
파운드리 성장세는 '고객 확대'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지난해 파운드리 고객 수는 5세대 이동통신(5G) 무선주파수(RF), 오토모티브 차량용 반도체 고객 증가에 힘입어 2019년의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또 2027년에 2019년의 5배 이상 고객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양산을 시작한 3나노 공정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옴디아는 3나노의 매출이 내년부터 발생해, 2024년에는 5나노 공정 매출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또 3나노 이하의 매출은 2025년까지 연평균 98% 폭증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3나노에 게이트올어라운드(GAA·Gate All Around)를 선제적으로 도입해 기술을 검증하고, 이를 통해 2나노와 1.4나노의 안정적 생산 인프라를 구축할 예정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구글·메타 등 하이퍼스케일러를 비롯해 스타트업 고객 유치를 통해 2027년 모바일 외 매출 비중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JP모건에 따르면 HPC 시장 규모는 올해 518억달러에서 2025년 731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6월 세계 최초로 GAA 트랜지스터를 적용한 3나노 공정을 HPC용으로 양산했으며, 기존 4나노를 HPC용 공정으로 확대해 HPC 매출 확대에 나서고 있다.
ki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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