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싱크탱크 인플루언스맵 분석…전경련 등 협회는 더 낮아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국내 기업들이 속속 RE100(재생에너지 100%) 목표를 선언하는 등 기후위기 대응 협력 의사를 밝히고 있지만, 정작 이들 기업을 대표하는 분야별 협회들은 기후 대응 정책에 반대하는 경향이 크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글로벌 기후 싱크탱크 인플루언스맵(InfluenceMap)은 4일 한국 주요 기업과 업종별 협회들의 기후 정책 관련 활동을 분석한 자료를 모은 '한국 기업 데이터 플랫폼'을 공개했다.
플랫폼은 기업이 기후 정책에 미치는 영향력을 추적하는 글로벌 프로그램의 하나로, 기업 또는 산업 협회의 기후 정책 관련 발언과 활동을 분석해 파리 협정 목표와 일치도를 따져 A부터 F까지로 등급을 매긴다. 현재까지 국내 평가 대상은 규모가 크고 기후 관련성이 큰 15개 주요 기업과 협회들이다.
15개 기업 평균은 D+였으며 LG화학[051910]이 C+로 최고 등급을, GS[078930]에너지가 D-로 최하 등급을 받았다. 평가 대상인 세계 400여 기업 중 상위 20%에는 한국 기업이 없으며, LG화학과 롯데케미칼[011170]만 상위 50%권에 들었다고 인플루언스맵은 밝혔다. 상위 10%에는 애플과 테슬라 등이 있다.
국내 기업들이 속한 산업 협회들의 평균점수는 D-로 기업보다 2단계 낮았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E-), 전국경제인연합회(E-), 대한석유협회(E) 등이 대표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았다.
장유나 인플루언스맵 한국팀장은 "한국 기업들이 기후와 재생에너지 관련 선언을 하고 있지만 이런 목표에 필요한 기후 정책에는 소극적으로 관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몇몇 영향력이 큰 협회에서는 소속 기업들보다 강력한 반대 목소리를 내며 기후 관련 정책 개발을 막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장 팀장은 "미국, 유럽, 일본 등에서도 특정 기업과 산업 협회들이 기후 정책에 반대하지만 정책이 도입되도록 적극 활동하는 기업과 산업그룹도 많다"며 "한국에서도 기업들이 더 우호적인 활동을 하고, 협회를 통해서는 파리 협정 목표에 부합하는 활동을 하는 것이 자신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분석은 기후 정책과 관련한 한국 기업의 활동 자료가 필요하다는 글로벌 투자자들의 요구에 따라 2021년 3월 시작됐고, 대상 기업과 협회는 확대될 예정이라고 인플루언스맵은 밝혔다.
인플루언스맵은 영국 런던에 기반을 둔 싱크탱크로 서울과 도쿄, 뉴욕에 지사를 두고 있다. 글로벌 기후 위기 대응 이니셔티브 '기후행동 100+'에 조사 결과를 제공한다. 기후행동 100+는 700개 글로벌 기관 투자사들이 참여하며 이들 투자사의 관리 자산 총액은 68조달러(약 9경7천502조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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