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5.6%↑…상승세 두달째 둔화했지만 고물가 지속(종합2보)

입력 2022-10-05 10:04  

물가 5.6%↑…상승세 두달째 둔화했지만 고물가 지속(종합2보)
배추 95%↑·무 91%↑…외식 물가 30년 만에 최고치
유가 내려도 공공요금·환율 악재…"지금 수준 상승률 수준서 등락"


(세종=연합뉴스) 곽민서 김다혜 박원희 기자 =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5% 중반대로 오르면서 상승세가 두 달째 누그러졌다.
국제 유가 하락에 석유류 상승률이 낮아지면서 전체 물가 오름세가 주춤하는 모습이었다.
다만 채소를 비롯한 농산물 가격과 외식 물가는 여전히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 물가 상승률 둔화…7월 6.3%→8월 5.7%→9월 5.6%
5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8.93(2020=100)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5.6% 상승했다.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3.7%에서 올해 1월 3.6%로 소폭 둔화한 뒤 2월 3.7%, 3월 4.1%, 4월 4.8%, 5월 5.4% 등으로 가파른 오름세를 보였다.
지난 6월과 7월엔 각각 6.0%, 6.3% 올라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1월(6.8%)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이후 8월 상승률은 5.7%로 지난 1월 이후 7개월 만에 전월 대비 상승 폭이 둔화했으며, 9월에도 작년 동월 대비 상승률이 두 달째 낮아졌다.



◇ 국제유가 꺾이고 배추·무 90%대 상승률
9월 물가 상승률이 전월보다 둔화한 데는 국제유가가 한풀 꺾인 영향이 작용했다.
품목별로 보면 석유류가 16.6%, 가공식품은 8.7% 각각 오르면서 공업제품이 6.7% 올랐다.
석유류 상승률은 지난 6월 39.6%로 정점을 찍은 뒤 유가 하락에 7월 35.1%, 8월 19.7%로 상승세가 둔화하고 있다.
지난달에도 경유(28.4%)는 여전히 두 자릿수 상승률을 나타냈지만, 휘발유(5.2%) 상승률은 상당 폭 둔화했다.
공업제품의 전체 물가에 대한 기여도 역시 전월 2.44%포인트에서 2.32%포인트로 하락했다.
다만 가공식품은 8.7% 올라 전월(8.4%)보다 상승 폭을 키웠다.
농산물 가격 역시 채소류(22.1%)를 중심으로 8.7% 상승했다.
특히 작황이 좋지 않았던 배추(95.0%)와 무(91.0%)가 큰 폭으로 올랐고, 파(34.6%)와 풋고추(47.3%) 등도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축산물은 3.2%, 수산물은 4.5% 각각 올랐다.



◇ 외식물가 상승률, 30년 만에 가장 높아
개인 서비스는 6.4% 올라 전월(6.1%)보다 상승 폭을 확대했다. 상승률로는 1998년 4월(6.6%) 이후 가장 높다.
외식 물가 상승률은 9.0%로 1992년 7월(9.0%) 이후 30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치킨(10.7%), 생선회(9.6%) 등의 가격이 오른 영향이다.
보험서비스료(14.9%), 공동주택 관리비(5.4%) 등 외식 외 서비스도 4.5% 올랐다.
전기·가스·수도는 14.6% 상승하며 역대 최대 상승률을 기록한 전월(15.7%)보다 오름폭이 둔화했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6.5% 오르며 전월(6.8%)보다 상승 폭이 둔화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 상승률은 4.5%로 전월(4.4%)보다 상승세를 키웠다.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도 4.1% 올라 전월(4.0%)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이는 2008년 12월(4.5%) 이후 최대다.

◇ 물가 급등세 잦아들었지만 고물가 지속
물가 급등세는 일정 부분 잦아들었지만 5%대 후반의 고물가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물가가 7월에 정점을 찍었을 가능성을 묻는 말에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정점을 지났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면서도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의 감산 결정, 10월 전기·도시가스 요금 인상, 환율 등 상방 요인이 있다"고 말했다.
정부 역시 10월에는 전기·가스 등 공공요금 인상이 물가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다만 국제유가의 방향성이 전반적인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근의 하락세가 이어진다면 상당한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어 심의관은 "원유 감산 결정 영향이 어떻게 작용할지를 좀 더 지켜봐야 하지만 최근 유가 흐름이 어느 정도 유지된다면 지금 수준의 상승률 수준에서 등락하지 않을까 보고 있다"고 말했다.
spee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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