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삼성병원, 52만명 분석결과…"45세 이전 시작하면 사망위험 14% 낮아"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만 45세 이전이라도 대장내시경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으면 사망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현재 만 50세 이상으로 돼 있는 국가대장암검진 대상 연령을 좀 더 앞당기자는 주장에 힘을 보태는 근거가 될 전망이다.
강북삼성병원 데이터관리센터(이정아, 장유수, 류승호)·소화기내과(박동일, 박수경) 공동 연구팀은 2007∼2017년 건강검진을 받은 만 18세 이상의 건강한 성인 52만8천46명을 대상으로 2019년까지 추적 관찰한 결과, 대장내시경 검사 연령과 사망률 사이에 이런 연관성이 확인됐다고 6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대한암학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Cancer Research and Treatment) 최신호에 발표됐다.
대장암은 국내 암 발생률 4위, 사망률 3위를 차지할 정도로 환자가 많다. 특히 20∼40대 연령에서는 증가세가 더욱 가파르다. 미 콜로라도대 메디컬센터 연구팀이 의학 저널 '랜싯'(Lancet)에 발표한 최신 논문에서는 우리나라 20~49세의 대장암 발생률이 인구 10만 명당 12.9명으로 조사 대상 42국 중 1위였다. 이는 호주(11.2명), 미국(10명)보다도 높은 수치다.
이런 대장암도 정기적인 검진으로 조기에 발견하면 치료가 가능하다. 우리나라는 2018년부터 만 50세 이상 남녀를 대상으로 무료 국가대장암검진을 실시하고 있다. 대변에 혈액이 묻어나오는지를 확인하는 분변잠혈검사를 매년 시행해 양성이면 대장내시경검사를 받도록 하는 방식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50세 미만의 젊은 성인에서 대장암 발생과 사망이 늘어나는 만큼 국가대장암검진 연령을 이제 40대로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실제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경우 이런 추세를 고려해 대장암 선별검사 권고 연령을 기존보다 5세 앞당긴 만 45세 이상으로 이미 낮춘 상황이다.
연구팀은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은 그룹과 받지 않은 그룹으로 나눠 총 사망위험을 비교했다.
이 결과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은 그룹은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지 않은 그룹보다 총 사망위험이 33%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를 만 45세 미만과 만 45세 이상으로 나눠보면 각각 14%, 29%의 효과가 관찰됐다.
대장암에 의한 사망위험만 보면 대장내시경을 하는 경우 그렇지 않은 그룹에 견줘 45세 미만에서 53%, 45세 이상에서 48%의 감소 효과를 나타냈다. 다만, 연령이 낮은 그룹에서 오히려 효과가 더 크게 분석된 부분에 대해서는 추후 추적관찰이 더 필요하다는 게 연구팀의 입장이다.
연구팀은 "우리나라도 20~49세 연령층에서 대장암 발생률이 높아지면서 젊은 성인에 대한 대장암 검진의 필요성이 대두됐지만, 사망 감소 효과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었다"면서 "빅데이터 연구를 통해 대장내시경 검사가 50세 미만 연령에서도 전반적인 사망 위험을 낮추는 효과를 처음으로 확인한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박동일 교수는 "젊은 층에서 대장암이 증가하는 만큼 45세 미만이라도 대장암 위험도가 높은 사람에 대해서는 선별적으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시행할지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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