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보유 휴면보험금 8천293억원…보험사 이익에 활용돼"

입력 2022-10-06 06:15  

"보험사 보유 휴면보험금 8천293억원…보험사 이익에 활용돼"
'보유 사실 미인지' 등으로 안 찾아간 보험금이 71.2% 달해
"보험사 서민금융진흥원 출연은 7.7% 그쳐…관리 감독 필요"


(서울=연합뉴스) 심재훈 이지헌 오주현 기자 = 보험금 권리자가 찾아가지 않거나, 보험금청구권 소멸시효가 완성돼 보험사가 보유하게 된 '휴면보험금' 규모가 8천29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사들이 이를 별도로 관리하지 않고, 자산운용에 활용하는 등 이익을 챙기고 있어 관리 감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가 보유하고 있는 휴면보험금은 올해 7월 말 기준으로 144만8천182건의 8천293억원에 달했다.
업권별로는 생명보험이 6천54억원(88만7천651건)으로 전체 휴면보험금의 73.0%를 차지했고, 손해보험은 2천239억원(55만8천531건)이었다.
회사별로 보면 생명보험업권에서는 삼성생명이 1천55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한화생명(794억원), NH농협(610억원) 등이 뒤따랐다. 손해보험업권에서는 삼성화재가 289억원, 한화손해보험 285억원, 현대해상 284억원 등이었다.


특히 보험사들이 보유한 휴면보험금 8천293억원 가운데 권리자들이 정상적으로 찾을 수 있는 보험금이 71.2%인 5천903억원에 달했다.
휴면보험금을 찾아가지 않은 구체적인 사유를 살펴보면, 권리자가 보유사실을 인지하지 못해 지급 가능한 데도 받지 못한 휴면 보험금이 5천889억원(71.0%)으로 가장 많았다. 이 밖에 공동명의 계좌이거나, 임원단체명의 계좌여서 지급이 가능한 데도 잊혀진 휴면보험금이 각각 9억원(0.1%), 5억원(0.06%)을 차지했다.
나머지 29.2%의 휴면보험금은 지급이 불가능한 경우로 '압류계좌' 2천14억원(24.3%), '지급 정지 계좌' 333억원(4.0%), '소송 중 보험금 미확정 건 등' 78억원(0.9%)과 같은 사유에 따른 것이었다.
보험사들이 휴면보험금 중 일부를 연 1회 서민금융진흥원에 출연하고 있지만, 출연금의 규모는 7.7%인 637억원에 불과했다.
국내 보험사 보유 휴면보험금 규모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연도별 휴면보험금은 ▲ 2017년 말 4천945억원(101만9천245건) ▲ 2018년말 4천827억원(97만2천46건) ▲ 2019년 말 5천937억원(128만5천403건) ▲ 2020년 말 6천497억원(136만5천277건) ▲ 2021년 말 7천279억원(141만5천116건) ▲ 2022년 7월 말 8천293억원(144만8천182건)으로 증가했다.
보험사들이 휴면보험금을 권리자에게 돌려주려는 노력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휴면보험금을 기타 자금과 구분하지 않고 운용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 의원실이 금감원을 통해 보험업권에 '휴면보험금 현금보관, 예금보관, 투자, 이자 수익 현황' 제출을 요구한 결과 "각 보험사는 휴면보험금 규모를 별도 관리하고 있으나, 해당 금액을 별도로 분리해 운용하지 않아 휴면예금 및 현금 보관현황과 이자수익 내역을 산출할 수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강 의원은 권리자가 있는 수천억원의 휴면보험금을 보험사들이 보유하면서도 투명하게 관리하지 않고, 예금·자산운용 등으로 이익을 늘리는 데 활용하고 있음에도 관리 감독의 사각지대에 있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보험사들이 휴면보험금을 별도의 계정으로 관리하지 않은 채 여러 경로로 수익을 올리고 있는 실태를 금감원이 점검해야 한다"며 "금융위원회는 보험사들이 휴면보험금을 통한 자산운용을 할 경우 이를 별도의 계정을 두어 관리하도록 하고, 그 이자를 고객(권리자)에 돌려주거나 서민금융진흥원에 전액 출연하도록 법·규정 개정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viva5@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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