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군 지휘부 '줄해임' 가운데 와그너그룹 창설자 등 공개 행보
(이스탄불=연합뉴스) 조성흠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인 람잔 카디로프 체첸 자치공화국 수장이 5일(현지시간) 직접 자신의 진급 사실을 공개했다.
타스, AFP 통신에 따르면 카디로프는 이날 텔레그램에서 "여러분과 기쁜 소식을 나누고 싶다. 러시아 대통령이 나에게 상장 계급을 수여했다"고 밝혔다. 상장은 미국 등 서방권 군대의 중장(3성 장군)과 대장(4성 장군) 사이 정도의 계급으로 간주된다.
카디로프는 또 "푸틴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나에게 이를 통보하고 축하해줬다"며 "이는 아주 큰 영광"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카디로프는 지난 3월 말 중장으로 진급한 뒤 불과 반년여 만에 다시 승진하는 등 고속 승진 가도를 달리게 됐다.
이날 46세 생일을 맞은 카디로프는 2004년 피살된 부친 아흐마트 카디로프 전 체첸공화국 대통령의 뒤를 이어 2007년부터 혼란에 휩싸인 이슬람 공화국 체첸을 통치하기 시작했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충성하는 대가로 자치공화국 내에선 무소불위의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며 인권 탄압 논란을 자주 일으켜 왔다.
지난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곧바로 용맹하고 잔인하기로 소문난 체첸 내 국가근위대(내무군) 부대를 전장에 파견해 러시아군을 지원하고 있다.
그는 최근 러시아군이 동부 전선에서 우크라이나군에 밀려 퇴각하자 러시아군 지휘부를 강하게 비판하는 동시에 저위력 핵무기 사용을 주장했다.
또한 14, 15, 16세인 세 아들을 우크라이나 전장에 보내겠다고 하는 등 이번 전쟁에 대한 강경한 태도와 함께 푸틴 대통령에 대한 충성심을 과시하고 있다.
카디로프뿐만 아니라 최근 러시아에서는 정규군이 우크라이나전에서 고전하는 틈을 타 푸틴 대통령의 측근 그룹이 전면에 나서는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
'푸틴의 요리사'로 불리는 러시아 기업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지난달 말 용병 기업 와그너 그룹 관련설을 부인하던 기존의 입장을 뒤집고 자신이 이를 직접 창설했다고 발표했다.
반면 지난 8월에는 크림반도가 연이어 공격을 당한 뒤 흑해함대 사령관이 교체됐고, 이달 초에는 남부 헤르손 전선이 무너진 뒤 서방군 사령관이 교체되는 등 정규군 지휘부의 수난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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