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역겹고 수치스러운 행위"…인권단체 "강요에 의한 자백"
(테헤란=연합뉴스) 이승민 특파원 = 이란에서 '간첩 혐의'로 체포돼 5개월째 구금 중인 프랑스인 부부가 죄를 자백하는 모습이 국영방송을 통해 6일(현지시간) 방영됐다.
프랑스 국적의 세실 콜레르(37)와 자크 파리(69)는 지난 5월 이란에 여행 비자로 입국했다가 당국에 체포됐다.
이란 정보부는 이들이 시위를 선동하고 국가(이란) 와해를 목적으로 사회 혼란을 일으켰다고 주장했다.
당시 프랑스 외무부는 근거 없는 혐의라며 자국민에 대한 즉각적인 석방을 요구했다.
프랑스 측은 이들 부부가 프랑스에서 교원 노조로 활동한 적이 있지만, 올해 이란을 방문한 것은 순수 여행 목적이라고 해명했다.
콜레르와 파리는 이날 이란 국영방송의 아랍어 채널 알알람에 나와 자신들이 프랑스 해외정보국(DGSE)을 위해 일한 요원이라고 말했다.
알알람은 두 사람의 발언 모습을 녹화된 영상으로 방영했다.
콜레르는 프랑스어로 "이슬람 정권 전복과 혁명을 위해 이란에 들어왔으며, 경찰에 대항하기 위해 무기를 준비했다"며 "이는 이란 정부를 압박하기 위한 계획이었다"고 말했다.
프랑스 외무부는 즉각 성명을 내고 "콜레르와 파리는 이란에 인질로 잡혀있는 것이며 이들의 자백 방송은 역겹고 수치스러우며 국제법으로 용납될 수 없다"고 비난했다.
AFP 통신은 이들 부부의 체포는 서방으로부터 양보를 얻어내려는 이란 정부의 의도적인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프랑스 파리에 본부를 둔 국제인권연맹(FIDH)은 "과거 사례를 볼 때 이런 자백은 고문과 학대에 의한 것이었고, 대중에 공포심을 심기 위해 국영방송을 통해 의도적으로 방영됐다"고 설명했다.
AP 통신은 다수의 서양인을 억류해 협상 카드로 이용해 온 이란이 이번에도 객관적인 증거를 전혀 제시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외신들은 현재 이란 내 서양인 20명가량이 구금된 것으로 집계한다.
이날 프랑인 부부의 '자백 방송'은 이란 내 반정부 시위가 보름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나왔다.
유럽연합(EU)은 시위를 강경 진압한 책임을 물어 이란 고위 관리를 제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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