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장 운영 외국기업은 별도 심사…"신경 쓰이고 불편할 수 있어"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김아람 기자 = 미국 정부가 중국 반도체 기업을 겨냥해 미국산 첨단 장비 수출을 규제하는 조치를 곧 발표한다는 소식에 국내 반도체 업계도 긴장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내에서 반도체 생산라인을 가동 중인 한국 기업들은 반도체 장비와 관련된 규제 수위와 수출심사 강도 등 미 당국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미 상무부가 중국 반도체 기업에 미국 반도체 장비 판매를 사실상 금지하는 조치를 금주 중에 발표할 것이라고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규 제재는 18nm(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 플래시, 14nm 이하 로직칩을 생산하는 중국 기업에 첨단 기술을 판매하려는 미국 기업들은 별도 허가를 받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허가 기준은 사실상 충족이 불가능한 수준이어서 중국 기업은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다만, 중국에서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는 외국 기업에 대한 수출은 별도 심사를 거칠 예정이며 이는 허가 가능성이 높다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무엇보다 중국 기업이 타깃으로 정해진 조치로 관측되고 있어, 중국 내에서 반도체 공장을 가동하는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가 직접적으로 받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도 엄격한 심사 기준이 새로 적용되는 만큼 간접적인 영향은 받을 여지가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과 쑤저우에서 각각 낸드플래시 생산 공장과 반도체 후공정(패키징) 공장을 운영 중이다.
SK하이닉스는 우시 D램 공장, 충칭 후공정 공장, 인텔로부터 인수한 다롄 낸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목적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고, 이런저런 예외 조항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 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이런 규제가 중국 내 반도체 시장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중국이 미국에 버금가는 반도체 소비국인 만큼 중국 시장이 위축되면 국내 반도체 업계에도 부정적 영향이 미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중국과 관련한 규제 사안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한국 기업들이 중국 공장을 운영하는데 차질이 없도록 우리 정부가 미국과 잘 협의해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인 박재근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는 "외국 기업은 별도 심사를 한다고 하니 이번 조치가 국내 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신고하면서 영업비밀이 노출될 가능성 등에 신경을 써야 하기에 다소 불편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미국과 중국의 경쟁에 한국은 옆으로 빠져 있는 것이 좋다"며 "어느 한쪽 편을 들기보다는 우리 기업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기업과 정부가 계속 관심 갖고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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