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의 당대회 승패 파악할 6개 지표…영수 칭호가 관건

입력 2022-10-07 11:05  

시진핑의 당대회 승패 파악할 6개 지표…영수 칭호가 관건
딩쉐샹·차이치·천민얼·리창, 상무위원 진입 여부 주목
차기 中총리에 왕양·후춘화 된다면 시진핑에 타격 될 듯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16일 개막할 중국의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는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3연임'을 확정하는 자리라고 할 수 있다.
시 주석이 이번에 세 번째 5년 임기를 무난하게 거머쥘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 이상을 점치기는 쉽지 않다.
현재 중국의 정치 구도를 보면 시 주석의 세력 이외에 공청단(공산주의청년단)을 배경으로 한 후진타오 전 주석, 상하이방으로 불리는 장쩌민 전 주석 세력도 만만치 않다.

지난 여름 허베이성 베이다이허에서 이들 원로와 시 주석이 논의를 했지만, 당 대회 기간에도 세력 다툼이 이어진다는 게 정설이다.
중국 공산당이 20차 당 대회 개막일을 확정하고서도, 폐막일을 공지하지 않은 데서도 이런 정황이 드러난다.
외교가에선 22일 폐막할 것으로 예상한다. 폐막일 다음 날 20기 중앙위원회 1차 전체 회의(20기 1중전회)에서 시 주석이 앞장선 가운데 서열순으로 최고 지도부 7명이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을 보면 중국 권력 구도의 윤곽을 파악할 수 있으나,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그 외에도 여러 변수가 있다.
7일 블룸버그통신은 차후 중국 권력 구도를 파악할 6개 지표로 상무위원회 구성, 차기 총리, 정치국 구도, 시 주석에 대한 영수 호칭, 시 주석의 직책 추가, 당헌 개정 여부 등을 제시했다.
가장 관심을 끄는 건 시 주석에 대해 영수 호칭이 공식화될지 여부다.
지난 5월 23일 홍콩 명보는 '핵심'이라는 칭호를 가진 시 주석이 20차 당대회에서 '영수' 칭호를 얻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에서 영수라는 표현은 마오쩌둥에게만 쓰였다. 덩샤오핑 이후에는 '일인자' '핵심'이라는 말로 대체됐다. 시 주석은 2016년 당대회에서 '핵심'이라는 칭호를 얻었고, 이는 중국 공산당의 헌법 격인 당장(黨章)에도 반영됐다.
충성파들은 이미 시 주석에 대해 영수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시 주석이 이번 당 대회에서 '영수' 또는 '인민의 지도자'로 공식화한다면, 마오쩌둥과 동일시되는 효과가 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시 주석이 절대권력자로서 3연임은 물론 장기 집권의 길로도 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영수 공식화에 실패한다면 개인 숭배 구축을 거부하는 세력의 저항에 직면했음을 의미할 수 있다.
실제 문화대혁명이라는 대참사를 부른 마오쩌둥의 개인 숭배에 강한 거부감을 가졌던 덩샤오핑은 '1인 체제' 불식을 위해 '집단지도체제'의 깃발을 들었다.

두 번째 지표는 시 주석 이외에 6명의 상무위원으로 누가 지명되느냐다.
이미 선출된 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의 대의원 2천296명은 당 대회 기간에 200명에 가까운 중앙위원과 150여명의 중앙후보위원을 선출해 당 중앙위원회를 구성한다. 여기에서 중앙위원회의 핵심인 정치국원 25명이 정해지고, 그 가운데 최고지도자 그룹인 상무위원 7명이 확정된다.
중앙위원회와 그 윗선인 정치국, 상무위원회 구도가 어떻게 짜이는지를 보면 시 주석의 권력 장악력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할 수 있다.
딩쉐샹 당 중앙판공청 주임, 차이치 베이징시 당서기, 천민얼 충칭시 당서기, 리창 상하이시 당서기 등이 상무위원으로 오른다면 이번 권력 다툼에서 시 주석의 승리를 의미한다.
시 주석을 포함한 5명이 상무위원이 되면, 상무위원회는 시진핑 세력이 장악하게 된다. 4명이 진출하더라도 과반을 차지하게 된다.
그렇지 않고 리커창 총리, 왕양 전국정치협상회의(전국정협) 주석이 상무위원으로 유임하고, 후춘화 부총리가 상무위원에 진입한다면 시 주석으로선 큰 타격이 된다.
리커창·왕양·후춘화는 후진타오의 핵심 세력이다. 특히 올해 59세의 후춘화는 '리틀 후'로도 불리며 그동안 시진핑의 후계자로 거론돼 왔다.
중국의 2인자로 불려온 리커창 총리를 누가 대체할지도 권력 구도를 볼 수 있는 주요 지표다.
그동안 시 주석은 자신의 보좌관 출신이자 심복인 리창 상하이 서기를 리 총리 후임으로 올려야겠다는 의중을 비쳐왔다. 따라서 이번 당대회에서 시 주석이 이를 현실화한다면, 내부 저항을 거의 받지 않는다는 걸 의미한다.
그렇지 않고 왕양 전국정협 주석 또는 후춘화 부총리가 리 총리 자리를 꿰찬다면 시 주석의 패배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상무위원 7명 이외의 18명 정치국원이 누구의 세력으로 채워지느냐도 시 주석의 권력 향배를 볼 수 있는 지표다.
블룸버그는 현재 상무위원 7명을 포함한 25명의 정치국원 가운데 9명이 은퇴할 예정이라면서, 시 주석이 다수의 지지 구도를 만들지 여부가 관건이라고 짚었다.
시 주석의 공식 타이틀 변화 여부도 주목할 대목이다.
시진핑은 지난 19차 당 대회에서 국가주석, 공산당 총서기, 인민해방군 총사령관인 당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의 자리를 얻었다.
이 가운데 중국은 당·국가 체제에서 공산당 총서기라는 자리가 가장 중요하다. 당은 국가에 우선하고, 인민해방군 역시 공산당의 군대이기 때문이다. 당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은 군 통수권을 장악하는 자리다.
1949년 중국 건국 때부터 있었던 국가주석은 1975년 없어졌다가 1982년 부활한 자리로 중국이라는 국가를 상징적으로 대표하며, 권한은 그다지 크지 않다.
이외에 중국 공산당의 당장에 시진핑의 슬로건과 정책이 어떻게 반영될지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5년 전인 19차 당대회에서 시진핑의 교리는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사회주의 사상'으로 명시됐다.
이처럼 다소 긴 표현이 이번 당 대회에서 '시진핑 사상'이라는 표현으로 집약돼 당장에 오른다면, 이는 시진핑이 마오쩌둥과 같은 반열에 오르는 걸 의미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실제 공산당 당장에는 '마오쩌둥 사상', '덩샤오핑 이론', 장쩌민의 '삼개대표론' 등의 교리가 올라 있다.

kjih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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