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온다…'목티 입고 소등하고' 유럽 각국 에너지 대책 비상

입력 2022-10-07 14:08  

겨울이 온다…'목티 입고 소등하고' 유럽 각국 에너지 대책 비상
대규모 정전 우려↑…佛, 공공기관 온수 끊고 실내 기온 19도로 제한
獨, 에너지 가격 안정에 276조 투입…'베를린 돔' 조명도 침침하게


(서울=연합뉴스) 오진송 기자 = 러시아발 에너지 공급난으로 올겨울 유럽에 대규모 정전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자 각국이 각종 에너지 절약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등이 보도했다.
선진국이 많은 서유럽에서 전기 공급이 끊기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지만, 우크라이나전 여파로 에너지난이 가중되면서 정전은 물론 통신망 단절 가능성에 대한 경고까지 나오고 있다.
전날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현재 EU 가스 공급량의 7.5%가 러시아산이라면서,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 41%에 비해 공급량이 현격히 줄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의 전쟁이 경제적, 사회적 어려움을 초래했다"며 "에너지 가격 상승은 구매력 감소로 이어져 국제 시장에서 우리 기업이 경쟁력을 잃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런 위기를 타개하고자 EU는 에너지 관련 긴급 대책을 내놨다.
EU는 이날 에너지 가격 안정을 위한 긴급 시장개입에 관한 EU 이사회 규정을 공식 채택했다고 홈페이지에 공지했다.
EU는 오는 12월부터 화석연료 사용 기업으로부터 '연대 기여금'이라는 명칭의 일종의 '횡재세'를 걷어 일반 가정과 중소기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전력회사들이 일정 수준 이상 이윤을 챙기지 못하도록 하는 이윤 상한제, 피크시간대 전력 사용 5% 의무 감축 및 자발적 10% 감축 대책 등도 이번 대책에 포함됐다.

같은 날 프랑스 정부도 각 부처 장관 9명이 참석한 회의를 통해 1970년대 석유 파동 이후 가장 광범위한 에너지 절감 대책을 발표했다.
우선 정부와 공공기관의 건물 내부 온도를 19도 아래로 제한하고, 화장실에서 온수 공급을 중단하기로 했다.
프랑스 정부는 국가가 소유·운영하는 건물의 연간 전력 사용량을 기존의 20 테라와트시(TWh)에서 10분의 1 수준인 2TWh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공무원들이 근무 시간에 차량을 이용할 때는 기름값을 아낄 수 있도록 차량 속도를 기존의 시속 130㎞에서 110㎞로 줄이도록 했다.
또 가정에는 실내 온도를 19도 이하로 유지하고 온수 가열기 온도는 55도 이하로 낮추라고 당부하는가 하면, 민간 기업에는 재택근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회사 건물 전력을 아끼라고 권고했다.
앞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을 비롯한 고위 관료들은 셔츠와 넥타이 대신 검은색 목티나 스웨터를 입은 모습을 공개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에너지 절약'의 새 시대를 열자고 제안하면서, 향후 2년 안에 에너지 소비량을 10% 줄이고, 2050년까지 40%를 줄인다는 계획을 밝혔다.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정경제부 장관은 앞으로 직원들이 셔츠 대신 스웨터를 입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U 최대 규모 경제국인 독일의 경우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 중단으로 치솟는 에너지 가격에 제동을 걸기 위해 최대 2천억 유로(약 276조1천억 원) 규모의 재정을 지출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천연가스 판매에 적용되는 부가가치세를 인하하고 보조금을 지급해 기업과 가계에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프랑스 등 주변 국가들은 독일이 기업에 가스 요금을 보조하는 것은 불공정 경쟁 소지가 있다며 반발했다.
독일 정부는 올해 7월부터 문화재나 공공 분수대 등의 전원을 차단하는 등 일찌감치 에너지 절감 조치에 팔을 걷어붙였다.
밤이면 주변을 환하게 밝히던 베를린 돔은 근처 동상의 형태가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조명 밝기를 어둡게 조정했다.
독일 북부 니더작센주 하노버에서는 공공건물과 스포츠 시설의 화장실과 샤워실에서 온수 공급을 중단했으며 곧 학교의 실내 온도 상한선도 발표된다.
미국 정치컨설팅업체 유라시아 그룹은 독일이 성공적으로 가스를 비축한 덕에 올겨울 에너지 공급 부족 위험이 줄었다면서도 "특히 독일 남부 지역에서 부하 차단으로 인한 전기 공급이 일시적으로 중단될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dind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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