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변 양·색깔·냄새, 각종 질병과 연관…정기적인 소변검사 필요"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건강한 성인의 하루 소변량은 1∼1.5L 정도다. 보통 1회에 350mL의 소변을 배출한다. 소변을 보는 횟수는 계절과 온도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하루 5~7회가량이다.
또 건강한 신장(콩팥)에서 만들어내는 정상적인 소변은 냄새나 거품이 거의 없는 편이다. 그런데, 갑작스럽게 소변에 변화가 생겼다면 몸의 이상 때문은 아닌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8일 신장내과 전문의들에 따르면, 소변은 우리 몸의 건강 상태를 잘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여서 소변의 양, 색깔, 냄새, 혼탁도 등을 주의 깊게 관찰하면 각종 질병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우선 소변의 양이 줄었다면 몸 안의 체액량이 심하게 감소해 빨리 수분과 염분을 공급해야 한다는 신호다. 의학용어로 '핍뇨증'으로 불린다. 하루 소변량이 500mL 이하까지 줄면 신장 자체에 이상이 생길 위험이 크다.
1회 소변량이 줄었지만, 자주 소변을 보면서 총량이 변하지 않았다면 방광이나 전립선 쪽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 소변을 보고 싶은 느낌이 드는데도 소변이 나오지 않고 아랫배가 부풀어 오르면 역시 방광이나 전립선의 문제일 수 있다.
반대로 소변량이 늘어도 신장 기능 이상을 의심해봐야 한다. 소변량이 하루 3L 이상이면 '다뇨증'으로 진단하는데, 호르몬 이상이나 고혈당, 이뇨제 복용, 염분이 포함된 수액 주사 등이 원인일 수 있다.
소변을 자주 보는 '빈뇨'도 문제다. 소변 횟수가 하루 8회를 넘거나 소변을 보는 간격이 2시간 이내라면 빈뇨에 해당한다. 빈뇨와 함께 소변을 보고도 시원하지 않은 느낌(잔뇨감), 소변이 잘 안 나오는 느낌, 소변을 참을 수 없는 느낌(절박뇨), 소변을 볼 때 아랫배나 요도 부근 통증(배뇨통)이 갑작스럽게 시작됐다면 방광염을 우선 의심해봐야 한다.
방광염이 아니라면 과민성 방광 같은 방광의 기능적 문제나 전립선 질환일 가능성도 있다.
소변을 자주 보는 '야간뇨'도 위험신호다. 자다가 깨서 2회 이상 소변을 보면 야간뇨에 해당한다. 야간뇨는 만성콩팥병이나 전립샘 비대증이 있는 환자에게 나타날 수 있다.
소변의 냄새 변화도 이상 신호일 수 있다.
만약 소변에서 암모니아 냄새가 심하게 난다면 탈수에 의해 농도가 짙어진 탓일 수 있다. 그밖에 퀴퀴한 냄새는 간 질환이나 대사장애에서 비롯될 수 있고, 달콤한 냄새는 간혹 당뇨병이 원인일 수 있다.
소변에서 거품이 나는 '거품뇨'가 보인다면 신장질환을 체크해 봐야 한다. 모든 거품뇨가 단백뇨(소변에 단백질이 섞여 나오는 상태)는 아니지만, 거품이 작고 개수가 많으면서 몇 분이 지나도 거품이 꺼지지 않는 경우에는 단백뇨를 의심해야 한다. 소량의 단백뇨라도 방치하면 콩팥 기능이 빠르게 악화할 수 있다.
일산백병원 신장내과 한금현 교수는 "신장병 환자는 신장 기능이 심하게 떨어질 때까지도 아무런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면서 "국가건강검진 항목에 들어있는 혈액검사(사구체여과율), 소변검사, 단백뇨 검사 등을 주기적으로 받고 수치도 꼭 확인해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소변 색도 중요하다. 정상적인 소변 색은 옅은 맥주 빛깔을 띤다. 만약 소변 색이 검붉거나 피처럼 빨갛다면 혈뇨 이외에도 약, 음식, 심한 근육 손상(횡문근 융해증) 등을 원인으로 추정해볼 수 있다.
혈뇨의 경우 사구체신염, 신장·방광·전립선의 종양, 염증 등으로 원인이 다양하고, 나이나 성별, 혈뇨의 양상에 따라 질병이 다를 수 있다.
또 갈색의 소변은 간 질환이 의심되는 경우이며, 콜라 색깔의 짙은 소변은 급성신장염이 생겨 적혈구가 과다하게 혈관 밖으로 빠져나가면서 나타나는 증상이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신장내과 신석준 교수는 "소변에는 적혈구가 검출되지 않는 게 정상이지만 소변으로 적혈구가 배출돼 소변이 붉어지는 경우 콩팥이나 요로계 질환 등이 있음을 암시한다"며 "혈뇨 진단을 받았다면 외상성 요로계 손상, 신장 또는 요로 결석, 방광염, 방광암, 신장암 등이 있는지 정밀 검사를 해보는 게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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