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기계 사고로 매년 수십명 사망…국토부·노동부는 '떠밀기'

입력 2022-10-10 06:00  

건설기계 사고로 매년 수십명 사망…국토부·노동부는 '떠밀기'
김민기 의원 "주무부처 국토부가 더 나서야"



(서울=연합뉴스) 김치연 기자 = 건설기계 사고로 매년 수십 명이 숨지지만, 관련 부처 간 서로 책임을 미루면서 통계 관리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민기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 7월부터 올해 8월까지 건설기계 사용 중 사고는 매년 300건 안팎으로 발생했다.
건설기계로 인한 사고는 2019년 하반기(7∼12월) 172건 발생했고, 2020년 290건, 지난해 337건을 기록했다. 올해(8월 기준)는 186건 일어났다.
2019년 하반기 25명, 2020년 36명, 지난해 46명, 올해 8월까지 28명이 건설기계 사용·운행 중에 발생한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부상자는 2019년 하반기에만 146명 나왔고, 2020년 256명, 2021년 287명이었다. 올해는 8월까지 157명이 다쳤다.
매년 300건 안팎의 건설기계 사고가 일어나고 사망자·부상자가 끊이지 않지만, 재발 방지와 사고 예방의 토대가 되는 기초 통계조차 부실하게 관리되고 있다.
국토부는 최근 5년간 건설기계 사고 현황 자료 요청에 "별도로 보유하지 않고 있다"며 건설공사 안전관리 종합정보망(CSI)에 보고된 사고 현황을 대신 제출했다.
그러면서 "사고 조사와 통계 관리 근거 마련을 위한 건설기계관리법 개정을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건설기계관리법에 따르면 국토부 장관은 건설기계로 인한 중대 사고가 발생하면 제작결함 또는 안전기준 적합 여부 조사를 위해 소속 직원을 사고 현장에 출입하게 할 수 있다. 직원은 검사·조사를 완료하면 그 결과를 지체 없이 장관에게 통보해야 한다.
하지만 국토부는 "현재 건설 현장 사망사고는 법적 근거가 명확하지 않아 고용노동부만 조사를 나가고 있다"며 뒷짐만 지고 있다고 김 의원은 지적했다.
노동부도 마찬가지로 사망사고가 발생한 건설기계와 관련해 기계 종류·번호·등록일·내구 연한 등의 자료는 관리하지 않고, 건설기계관리법 주관부처는 국토부라며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김민기 의원은 "매년 수십 명의 노동자가 사망하지만 이와 관련된 통계관리, 사고조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며 "기계 결함으로 발생할 사고를 사전 예방하고 발생 시에는 관리 책임자를 철저히 조사해 엄정 조치할 수 있도록 주무 부처인 국토부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chi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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