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5월 기준 계열사 수, 카카오 136개·네이버 54개
윤창현 "플랫폼 확장성·묶어두기 효과 우려"
(세종=연합뉴스) 차지연 김다혜 기자 = 네이버(NAVER)[035420]와 카카오[035720] 계열사들이 지난해 각각 1조원대에 이르는 내부거래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내부거래 규모는 4년 전과 비교하면 네이버는 2배, 카카오는 7배 수준으로 각각 늘어났다.
작년 국정감사에서 '문어발식 사업 확장'을 한다는 비판을 받은 카카오의 계열사는 136개로 1년 새 18개 늘었다. 네이버 계열사도 2020년 45개에서 작년 54개로 증가했다.
9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이 공정위에서 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기업집단 네이버의 내부거래 금액은 작년에 1조1천503억6천900만원이었다.
이는 2017년 4천960억600만원의 약 2.3배 수준이다.
네이버 내부거래 규모는 2018년 5천930억600만원, 2019년 6천958억1천700만원, 2020년 9천46억8천300만원 등으로 커졌다.
기업집단 카카오의 계열사 간 내부거래 금액은 2017년 2천24억1천100만원 수준에서 작년에 약 7.3배인 1조4천692억7천400만원으로 늘면서 네이버를 넘어섰다.
카카오의 내부거래 규모는 2018년 3천142억3천900만원, 2019년 5천66억9천400만원, 2020년 7천938억6천500만원으로 빠르게 증가했고 작년에는 1년 전보다 85.1% 급증했다.
이처럼 계열사 간 내부거래 규모가 급증한 것은 계열사 수 증가와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카카오의 계열사(매년 5월 1일 기준)는 2018년 72개에서 2019년 71개, 2020년 97개, 작년 118개, 올해 136개로 늘었다.
카카오는 작년 10월 국감에서 문어발식 사업 확장으로 골목상권을 침해한다는 비판을 받자 개선 의지를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올해 5월 1일 기준 계열사 수는 1년 전보다 오히려 18개 늘었다. 19개가 줄었지만 37개가 늘어난 결과다.
유형별로는 지분 취득(18개), 동반 편입(8개), 회사 설립(7개), 지배력 획득(4개)에서 늘고 흡수합병(-12개), 기타(-7개)에서 줄었다.
홍은택 카카오 각자대표는 지난 7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작년 국감 지적에 대한 개선이) 이행된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다"며 "헤어 사업은 (철수에 관해) 투자자와 소통하고 있다. 시간이 좀 걸린다"고 말했다.
네이버의 계열사 수는 2018년 45개, 2019년 42개, 2020년 43개, 작년 45개로 주춤하다가 올해 54개로 늘었다.
윤 의원은 "플랫폼 서비스는 필연적으로 확장성과 락인(lock-in·묶어두기) 효과가 있어 플랫폼 기업의 계열사 확장과 내부거래 확대는 일반 기업보다 더 우려된다"고 말했다.
락인 효과란 새로운 상품이 나와도 전환 비용으로 인해 기존 상품을 계속 사용하게 되는 효과를 가리킨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플랫폼 사업자가 특정한 서비스로 이용자를 유치하고 나면, 다른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했을 때 기존 이용자가 새 서비스도 이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계열사 간 내부거래 자체가 불법은 아니지만, 특정 기업집단이 시장 지배력을 갖는 사업 영역이 과도하게 넓어지고 동일 기업집단 내 내부거래가 확대되는 흐름은 경쟁 촉진과 상생 차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짧은 기간에 내부거래 규모가 급증한 만큼 일감 몰아주기 등 부당한 내부거래는 없었는지 살펴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윤 의원은 "공정위는 사후약방문식 규제에서 벗어나 소비자 권익 보호 관점에서 예방 대책 마련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moment@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