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3세 등 만나고 16일 귀국…내달 조기 총선 가능성 거론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말레이시아 국왕이 영국 방문길에 올랐다. 말레이시아 정치권의 관심은 국왕 부재중 총리가 의회 해산을 발표할지에 쏠려 있다.
10일 베르나마통신과 일간 더스타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압둘라 국왕은 툰쿠 아지자 왕비와 함께 전날 밤 영국으로 떠났으며 16일 귀국할 예정이다.
압둘라 국왕은 오는 12일 버킹엄궁에서 영국 찰스 3세 국왕과 만나고 옛 배터시발전소도 방문할 계획이다.
런던 템스강 남쪽에 위치한 배터시발전소는 한때 유럽 최대의 화력발전소였으나 1983년 가동을 멈췄다. 역사적인 건물로 보존된 배터시발전소를 사임다비 등 말레이시아 기업 컨소시엄이 복합시설로 개발했다. 애플 사옥을 비롯한 오피스와 주거시설 등이 들어선 런던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꼽힌다.
말레이시아서는 국왕의 영국 방문 자체보다 국왕 부재 기간 이스마일 사브리 야콥 총리가 조기 총선을 위한 의회 해산을 선언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스마일 총리가 소속된 통일말레이국민조직(UMNO) 지도부는 이미 올해 내에 제15대 총선을 여는 방안에 합의했다. 이후 이스마일 총리는 국왕을 찾아 의회 해산 일정 등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리는 전날에도 국왕을 알현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달 10~14일 의회 해산에 이어 다음 달 중 총선이 개최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말레이시아는 연방제 입헌군주국으로 말레이반도의 9개주 최고 통치자가 돌아가면서 5년 임기의 국왕직을 맡는다. 국왕은 다수 의원의 신임을 받는 사람을 총리로 지명하며, 총리의 의회 해산 요구를 거부할 수 있는 권한도 가진다.
국왕이 영국 방문으로 자리를 비운 사이에 총리가 의회 해산을 발표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헌법 전문가 등은 국왕이 출국에 앞서 의회 해산에 동의했다면 의회 해산이 가능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말레이시아 현 의회의 임기는 내년 7월 6일까지다. 그러나 말레이시아에서는 지난 총선 이후 잦은 총리 교체 등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진 상태에서 조기 총선 요구가 이어져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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