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헬스케어, 유럽서 '리얼월드 데이터' 발표
(빈=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병원에 가지 않고 스스로 주사할 수 있는 형태로 개량된 셀트리온의 '램시마SC'(성분명 인플릭시맙)가 유럽 환자들 사이에서 호평을 받으며 시장에 안착했다.
램시마SC를 경험한 환자의 절반 이상이 정맥주사(IV) 제형보다 자가 주사할 수 있는 피하주사(SC) 제형을 더 선호할 뿐만 아니라 더 행복해졌다고 표현한 것으로 나타났다.
셀트리온그룹은 10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유럽 최대 규모 소화기 질환 학술대회 '유럽장질환학회'(UEGW 2022)에서 세미나를 열고 이러한 내용이 담긴 램시마SC의 리얼월드 데이터(실제 환자에 적용해 수집한 데이터)를 공개했다.
셀트리온의 램시마SC는 자가면역질환에 쓰는 인플릭시맙 성분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램시마'를 SC 제형으로 만든 제품이다. 정맥주사 제형이어서 의료인의 처치가 필요한 램시마와 달리 램시마SC는 환자가 2주에 한 번 스스로 주사하면 된다. 투여 시간은 10초 내외다. 현재 SC 제형의 인플릭시맙 성분 의약품은 램시마SC가 유일하다.
발표자로 나선 영국 리버풀대학병원의 필립 스미스 교수는 영국 등에서 정맥주사 제형의 인플릭시맙을 처방받다가 램시마SC로 바꾼 181명의 염증성 장질환 환자를 12개월간 분석한 결과를 공유하며, 램시마SC가 환자의 편의를 개선했다고 강조했다.
자가면역질환인 염증성 장질환은 완치 없이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기 때문에 꾸준한 약물 치료가 필수적이다.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 등이 대표적이다. 환자가 정맥주사로 인플릭시맙을 처방받을 경우 2개월에 한 번 병원에서 주사를 맞아야 하지만 램시마SC는 스스로 주사할 수 있으므로 경과 관찰을 위해서만 방문하면 된다.
발표에 따르면 램시마SC로 전환한 환자의 체내 약물 농도가 정맥주사를 맞았을 때보다 더 높아지는 등 개선된 치료 효능을 보였다. 환자의 92.3%는 램시마SC로 바꾼 후 치료를 중단하지 않고 지속했으며, 사망이나 패혈증과 같은 심각한 부작용은 발생하지 않았다.
특히 통제된 환경에서 도출되는 임상시험 데이터가 아니라 다양한 변수가 발생하는 현장에서 실제 환자에 처방한 데이터라는 점에서 학회 참가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30여 분간 부스에서 진행된 세미나에는 120여 명이 참여해 경청했다.
스미스 교수는 "정맥주사에서 (자가 주사 가능한) 램시마SC로 전환했을 때 체내 약물 농도가 높아지고 환자의 만족도도 높았다"며 "환자 설문 결과 77.3%는 정맥주사보다 램시마SC를 더 선호한다고 했고, 85.2%는 램시마SC 투여로 더 행복해졌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스미스 교수에 따르면 환자들은 램시마SC에 대해 "빠르고 쉽다", "이전에는 치료를 위해 멀리 이동해야 했었는데 이제 치료에 만족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병·의원이 먼 지역에 거주하거나 장기 여행을 선호하는 활동적인 환자 등에서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기적으로 병원에 가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에 크게 반응하는 것이다.
현장에서 만난 셀트리온헬스케어 최병서 글로벌마케팅 본부장은 "높은 치료 효능과 환자의 편의를 개선할 수 있다는 램시마SC의 강점이 현장에서 도출된 '리얼월드 데이터'로 입증됐다"며 "이번 연구 결과를 현장에 적극적으로 알려 램시마SC의 처방을 더욱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램시마SC를 유럽에 이어 미국에도 선보일 계획이다. 램시마SC는 유럽에서 2020년 2월 출시 후 2년 만인 올해 1분기 기준으로 현지 인플릭시맙 성분 의약품 시장의 9.1%를 점유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이르면 올해 말 램시마SC의 품목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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