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상황 급변시 어떤 시장안정 조치도 취할 수 있어"
"태양광 대출 점검 건전성 감독 차원…특정 의도 없다"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박경준 오주현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11일 시장의 불안 요인을 이용한 쏠림 현상이 있을 경우에 대비해 공매도 금지를 포함한 시장안정 조치를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감원 국정감사에 출석해 '최근 증시 상황에서 한시적 공매도 금지가 필요하지 않으냐'는 더불어민주당 박성준 의원 질의에 이처럼 답했다.
박 의원은 파워포인트 화면을 제시하며 "지난 4일 네이버의 포쉬마크 인수 발표 후 씨티그룹과 JP모건에서 해당 투자가 부적절하다며 네이버의 매도 보고서를 냈다"며 "이후 대량 거래가 터졌는데 JP모건, 골드만삭스 등이 전체 매도를 하고 공매도까지 했다. 저러면 주식이 유지될 수 있겠나"라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여기 (화면에) 나오는 기관 중에 저희가 검사를 진행하는 기관도 있다"며 "본인들은 불공정거래 이슈에 관해 주장을 하는데 어쨌든 그런 (지적한) 부분에 부족함이 없는지도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어떤 상황이면 공매도 금지를 검토한다는 공감대가 있나'라는 같은 당 김종민 의원 질의에 "공매도 금지 관련 논란이 있지만, 최근처럼 시장 상황이 급변하고 시장 참여자들의 심리 불안이 극대화돼 있는 상태에서는 금융당국 입장에서 어떠한 시장안정 조치도 취할 수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 원장은 공매도와 결부된 불공정거래 혐의 사건에 대해 여러 건을 조사 중이라고도 밝혔다.
이 원장은 "지난 7월 28일 불법 공매도 대책 이후 무차입 공매도나 공매도와 결합한 불공정 거래행위에 대해 여러 가지 내부 점검을 하고 있다"며 "늦지 않은 시일에 결과를 보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부 증권사는 최근 검사를 마쳤고 지금 검사가 진행 중인 곳도 있다"며 "이전에는 업권 말만 듣고 공매도 실태를 파악한 부분이 있었으나, 실제로 회사 내부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봐야 유효한 대책을 마련할 수 있다는 취지에서 이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태양광 대출과 관련, 현재로선 연체율이 낮지만, 건전성 점검 차원에서 감독 당국이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 원장은 '태양광 대출 연체율이 낮은데 추가 조사를 예고한 것은 다른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박성준 의원 지적에 대해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점검이라든가 대체투자 점검의 하나로 금융기관 건전성 차원에서 점검하겠다는 의도"라고 말했다.
이어 "태양광 사업은 사업구조가 보통 20년 이상 되는데 최근 2017∼2018년 이후 많은 여신 또는 투자가 이뤄졌기 때문에 당장 연체율에는 티가 안 날 수 있다"면서 "태양광이 대체 투자로 볼 여지가 있는데, 금융기관 건전성 차원에서 숨겨진 부실을 본다는 것이지 특정 의도를 갖고 보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일부 펀드나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큰 사업 구조들이 있어서 금융기관 건전성 차원에서라도 점검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 있다"며 "점검 방식 등에 있어서 오해가 없도록 최대한 살피겠다"고 언급했다.
p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