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측 "이스라엘은 우크라의 돈바스 공격에 침묵" 반발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러시아의 크림 대교 폭발 보복 공습에 이스라엘의 총리가 개전후 처음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민간인 공격을 공개 비판했다.
야이르 라피드 이스라엘 총리는 10일(현지시간) 밤 트위터에 "나는 키이우(키예프)를 비롯한 우크라이나의 도시에서 러시아가 자행한 민간인 공격을 강력하게 규탄한다"며 "희생자 가족과 우크라이나 국민에게 진심 어린 애도의 뜻을 보낸다"고 썼다.
이스라엘 총리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은 개전 이후 처음이다.
이스라엘은 시리아 내 군사적 이해관계 등 문제로 한동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조심스러운 태도를 유지해왔다.
전쟁 초기 우크라이나 전쟁을 규탄하면서도 러시아를 직접 거명하지 않았고,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에도 동참하지 않았다.
또 이스라엘은 우크라이나의 저고도 방공시스템인 아이언돔 등 방어용 무기 지원 요청도 거부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이런 '중립적' 태도는 라피드 총리 취임 확연히 달라졌다.
이스라엘은 최근 우크라이나 부상병을 자국에 입국시켜 치료해주고, 지난달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4개 지역에서 실시된 러시아 영토 편입 주민투표와 그 결과도 인정하지 않았다.
러시아 측도 이런 이스라엘의 태도 변화를 지적하며 맞받아쳤다.
주이스라엘 러시아 대사관은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의 규탄 소식을 들었다. 그러나 러시아군은 군사 시설과 통신 허브, 에너지 인프라를 정밀 공격했다"며 "이스라엘은 유감스럽게도 지난 8년간 우크라이나 테러범의 돈바스 공격에 침묵했고, 최근 우크라이나의 전쟁포로 수송 행렬 공격도 모른 체했다"고 비난했다.
한편 이스라엘 정치권에서는 우크라이나의 방공시스템 제공 요청을 받아들일 때가 왔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좌파 정당인 메레츠의 제하바 갈-온 대표는 "푸틴이 키이우와 르비우에 미사일을 쏴 거리가 불타고 있다. 이건 학살"이라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아이언돔 제공을 반대했던 생각을 재검토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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