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러 핵위협 고조속 '핵전략' 점검…내주 핵억지연습 실시도

입력 2022-10-12 01:06  

나토, 러 핵위협 고조속 '핵전략' 점검…내주 핵억지연습 실시도
12∼13일 나토 국방장관회의 계기…정례 협의체·훈련이지만 시기상 주목
사무총장 "강력한 군사력이 위기고조 막는 길"…우크라 지원·인프라 안보도 논의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핵전략을 점검하는 한편 '핵억지연습'을 실시한다고 밝혀 주목된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11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나토 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목요일(13일)에 '핵계획그룹'(Nuclear Planning Group) 정례 회의를 주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핵계획그룹은 1966년 설치된 협의체다. 당면한 안보 환경을 고려한 나토 동맹국 차원의 핵무기 운용 방침을 비롯한 핵 정책을 점검하며 확장억제 정책을 개발하고 집행하는 일종의 의사결정기구 역할을 한다.
이번 회의는 12∼13일 브뤼셀에서 열리는 나토 30개 회원국 국방장관회의 계기에 열리는 것이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다음 주에는 나토가 오래전부터 계획한 억지연습인 '스테드패스트 눈'(Steadfast Noon)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이는 매년 열리는 정례 훈련으로, 우리의 억지력을 안전하고 확실하고 효율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테드패스트 눈은 나토 동맹국들이 핵전쟁 시나리오 등을 가정해 매년 이맘때 유럽에서 실시하는 훈련으로 알려졌다. 이전 훈련까지는 일부 동맹국들이 보유한 전략폭격기 등 전력이 다수 동원된 것으로 전해졌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이번 핵계획그룹 회의와 핵억지연습 모두 '정례·연례적' 성격의 이벤트임을 강조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 중대 국면에서 동맹 간 결속을 강화하는 동시에 러시아를 향한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발신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그는 이날 회견에서 "(러시아) 푸틴 대통령의 은근한(veiled) 핵 위협은 위험하고 무책임하다"며 "러시아는 핵전쟁은 승자가 없으며 절대로 일어나서도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아울러 "우리는 현재 러시아의 핵전력을 면밀히 감시 중이고, (현재까지는) 러시아의 태세에 변화는 없다"며 "그러나 우리는 조금도 방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근 '푸틴의 자존심'으로 일컬어지는 크림대교 폭발에 대한 보복 성격으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민간 시설 등을 대상으로 무차별 공격을 가하며 공세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서 나토의 이러한 움직임으로 긴장이 더욱 고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강력한 군사력이 러시아와 모든 종류의 긴장 고조를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힘줘 말했다.
러시아가 최근 우크라이나의 민간 및 인프라를 공격 대상으로 삼는 것에 관해 "(러시아가) 나약하다는 신호"라며 "러시아가 전투 현장에서는 실제로 패배하고 있고, 진전을 보고 있지 못한 게 현실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국방장관회의 기간 미국 주도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등을 논의하는 '우크라이나 접촉그룹'(Ukraine Defense Contact Group) 회의도 예정돼 있다고 나토는 설명했다.
회의에는 우크라이나 국방장관도 참석할 예정이어서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을 막기 위해 긴급히 필요한 방공체계 지원 및 관련 훈련 제공 등이 검토될 전망이다.
이 밖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속적인 군사 지원으로 정작 일부 동맹국 사이 '안보 공백' 우려가 제기되면서 이를 예방하기 위한 방산 협력 현안과 함께 핵심 인프라 안보 강화도 논의한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나토 정상회의 재개최 가능성에 대해서는 "적정한 때가 됐다고 판단될 때 개최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즉답을 피했다.
shin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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