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연임' 시진핑 中, 美 경제 추월할까…4가지 시나리오

입력 2022-10-12 11:20  

'3연임' 시진핑 中, 美 경제 추월할까…4가지 시나리오
中 10년간 5% 이상 성장 시 美 추월 가능…가능성 작아
3% 미만 성장, 중국에는 악몽…대만 침공은 재앙적 요인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 집권 시기에 중국 경제가 미국을 추월할지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이달 16일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를 계기로 시 주석은 그동안 '연임 10년'의 관례를 깨고 3번째 임기 진입이 확실시된다. 3연임 확정시 2012년 집권한 시 주석은 최소 5년 이상 추가 집권할 수 있다.
블룸버그는 우선 중국의 경제 규모가 2010년 이후 2배 이상 커졌다고 짚었다.
이어 중국은 시 주석이 처음 집권했던 2012년 '중진국의 함정'에 빠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젠 1인당 소득이 아르헨티나와 러시아를 추월해 세계은행이 정의하는 고소득 상태에 도달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중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향후 10년간 연 4.6%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기본으로 경우에 따라 5% 이상, 4% 미만, 3% 미만 등 4가지 시나리오로 나눠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 5% 이상 성장…中, 전력투구하지만 가능성 작다
중국은 지난 3월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때 올해 성장률 목표를 '5.5% 안팎'으로 공식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중국 당국의 전망치는 불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속해서 나왔고, 중국 고위 관리들도 이를 수긍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국제통화기금(IMF)은 11일 중국의 올해 성장률을 지난 7월 예측치보다 0.1%포인트 내린 3.2%로 전망했다.
그런데도 중국의 공식 목표는 2035년까지 자국의 GDP 수준을 2020년의 2배로 늘리는 것이다. 이는 10년간 연평균 5% 이상 성장을 의미한다.
물론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제로 코로나' 정책 지속에 따른 내수 침체, 빠른 출산율 저하로 인한 노동력 부족, 부동산 투자 감소 등 작금의 부정적인 요인을 극복할 때 가능하다.
그러나 현재 추세라면 5% 이상 성장은 '언감생심'이라고 할 수 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중국 당국이 제로 코로나 우선 정책에서 벗어나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면 단기 성장이 촉진될 것"이라면서 "거기에 생산성과 노동력 향상을 목표로 구조 개혁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블룸버그는 중국이 향후 10년간 연 5% 이상 성장률을 보인다면 경제력에서 미국을 제치고 세계 제1위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 4∼5% 성장…中, 달성할 수 있지만 쉽진 않다
IMF는 중국의 내년 성장률을 지난 7월 4.6%에서 0.2%포인트 내린 4.4%로 추정했으나 경제 전문가들은 이보다 낮은 추정치를 내놓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미국의 연이은 금리 인상 등 공격적인 통화 긴축 정책 여파, 세계적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등 외부 변수와 제로 코로나 정책과 부동산 시장 위기라는 내부 변수가 중국을 압박하고 있어서다.
그러나 외부 변수는 그렇다 치더라도 내부 변수는 중국의 노력 여하에 따라 극복될 수 있다는 점에서 4∼5% 성장 가능성을 점치는 시각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퇴직 연령 개혁을 통한 안정적인 노동력 확보, 부동산 시장 안정 후 효과적인 주택 투자, 생산성 향상 등을 주문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노동력 확보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중국에선 퇴직 연령이 성별과 직업에 따라 50∼60세인데, 향후 10년간 점진적으로 65세까지 높인다면 현재의 7억6천만 명 수준인 노동력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4∼5% 성장으로는 10년 이내에 중국이 미국을 따라잡기는 쉽지 않다는 게 블룸버그의 분석이다.

◇ 4% 미만 성장…中, 우려하는 상황
전문가들은 중국이 내외부의 부정적인 요인들을 제대로 극복하지 못하면 연 4% 미만 성장이라는 우려스러운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고 본다.
이들은 제로 코로나 정책을 가장 우려한다. 내수 부진은 물론 생산성 증진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부동산 경기 침체 문제도 걱정하고 있다.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 중국 안팎의 투자가 더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미국과의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도 중국의 성장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이 4% 미만 성장을 할 경우 이 기간에 미국을 따라잡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 3% 미만 성장…중국엔 악몽
IMF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미국과 합세해 중국과의 디커플링에 나선다면 중국의 생산량은 2030년까지 최대 8% 감소할 수 있다.
대만과의 충돌도 중국에 재앙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
중국은 지난 8월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방문을 계기로 대만 침공을 염두에 둔 군사훈련을 했는가 하면 대만해협 중간선 무력화를 시도하는 등 위기 지수를 높여왔다.
그러나 중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처럼 대만을 실제 공격한다면,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의 반격에 직면할 수 있으므로 그로 인한 막대한 경제적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
블룸버그는 3% 미만 성장은 중국에는 악몽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kjih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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