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에 자사주 매입 확대 요청…투자심리 안정 방안 모색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채새롬 홍유담 기자 =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협회가 12일 오후 긴급회의를 열어 증권시장 위기 상황을 점검하고 안정화 대책을 논의했다.
거래소와 금투협은 이날 오후 여의도 한국거래소 회의실에서 '증권시장 현안 논의를 위한 간담회'를 긴급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손병두 거래소 이사장과 나재철 금투협회장, 정구용 상장회사협의회 회장, 강왕락 코스닥협회 부회장 등이 참석해 머리를 맞댔다.
이날 간담회는 최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긴축 등으로 촉발된 증시 혼란 속에 위축된 투자심리를 안정시키기 위한 유관기관들의 역할을 모색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손병두 이사장은 "최근 미 연준의 추가 긴축 우려와 오늘 금통위의 '빅 스텝'(한 번에 0.50%포인트 인상) 단행 등 우리 증시를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 녹록지 않아 투자심리가 급속히 위축되고 있다"면서 "최근 과매도 추세 완화를 위해 기관투자자들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아울러 상장사들이 '자사주 취득 한도 확대' 연장 조치를 적극 활용하도록 요청하고, 거래소가 증권시장 안정펀드(증안펀드) 투입 준비조치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최근 주가 하락세를 악용한 불공정거래 행위에 엄정 대응하고 불법 공매도 등 불공정 거래 의심 거래도 신속 적발해 관계기관에 통보하겠다고 밝혔다.
나재철 협회장도 기관투자자들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 증시의 받침대 역할을 하는 기관투자자들이 중장기적 관점에서 증시 수급의 중심축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협회 차원에서 필요한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함께 시장동향 점검과 신속 대응을 위해 업계 전문가 협의체를 구성해 시장 모니터링 기능을 강화하고, 객관적인 정보 제공으로 시장 내 불안심리 확산 방지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구용 회장과 강왕락 부회장은 상장 기업들이 자사주 매입 및 배당 확대 등을 통해 주주환원 정책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국내 증시는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의 광폭 금리 인상과 달러 강세로 내내 부진을 거듭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미중 갈등과 우크라이나 사태의 장기화, 원자잿값 인상 등 악재도 끊이지 않으면서 투자심리가 악화했다.
코스피는 전날 기준 2,192.07로 올해 들어 26.65% 떨어진 상태다. 지난달 30일에는 2,134.77까지 밀리기도 했다.
이에 지난해까지 활황을 보인 금융투자업계도 위축된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58개 증권회사의 올해 2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825억원으로, 직전 분기인 1분기 대비 9천763억원(47.4%) 감소해 반 토막 수준이 됐다.
3분기 어닝 시즌(실적 발표 시기)이 시작된 상황에서 업계는 3분기 실적은 더욱 악화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나재철 회장은 조만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면담해 회사채 시장 안정화 방안 등을 건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ykb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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