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자재로 위장, 오데사항 출항해 러 입경…우크라가 전체 과정 조직"
(이스탄불·서울=연합뉴스) 조성흠 특파원 오진송 기자 = 러시아가 지난 8일(이하 현지시간) 발생한 크림반도 폭발 사고 용의자 8명을 체포했다고 AFP, 로이터 통신 등이 12일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러시아 인테르팍스통신을 인용해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이 크림대교 폭발 용의자로 러시아인 5명과 우크라이나, 아르메니아인 등 총 8명을 체포했다고 전했다.
FSB는 크림대교 폭발을 우크라이나 국방정보부와 키릴로 부다노우 국방정보부장이 조직했다고 말했다.
FSB가 밝힌 조사 결과에 따르면 폭발물은 8월 초 우크라이나 남부 오데사항을 출항해 불가리아와 조지아를 거친 뒤 육로로 아르메니아를 지나 지난 4일 러시아로 들어왔다.
지난 6일에는 크림대교로 출발하기 전 마지막 경유지인 러시아 남부 크로스노다르에 도착했으며, 이 과정 전부를 우크라이나 비밀 요원들이 조직하고 조율했다고 FSB는 밝혔다.
폭발물은 2만2천㎏ 상당의 건설용 플라스틱 필름 롤 22개로 위장한 것으로 파악됐다.
러시아가 2014년 점령한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크림대교에서는 지난 8일 강력한 폭발에 이어 철도교를 지나던 화물열차에 실린 유조차에 불이 옮겨붙어 큰 화재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3명이 숨지고 도로교 한쪽이 일부 붕괴하고 철도교 구조물이 손상됐다.
우크라이나는 공식적으로 사건의 책임을 인정한 적이 없으나 "이번이 시작일 뿐"이라며 이번 사건 이후에도 러시아에 대한 공격을 다짐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배후로 지목한 뒤 지난 10일 키이우를 비롯한 우크라이나 전역에 대대적 공습을 감행했다. 이로 인해 전날까지 최소 20명이 숨지고 100여명이 다치는가 하면 주요 발전소와 수도 시설 등 인프라가 대거 파괴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크림대교 폭발은 우크라이나 특수부대가 배후인 테러 행위"라면서 "우리 영토에서 이런 일들이 계속된다면 러시아의 대응은 가혹할 것"이라고 말했다.
josh@yna.co.kr, dind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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