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 시리아 난민 모금 영상으로 돈벌이…브로커도 활개"

입력 2022-10-12 15:49  

"틱톡, 시리아 난민 모금 영상으로 돈벌이…브로커도 활개"
BBC 탐사보도…"모금액 70%는 틱톡이 수수료로 걷어가"
中 동영상플랫폼 틱톡 "착취적 구걸 행위 근절 조치 들어갈 것"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중국의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이 시리아 난민의 모금 영상으로 돈벌이를 하고 있다고 영국 방송 BBC가 12일 보도했다.
BBC는 올해 초부터 시리아 난민캠프 거주자들이 틱톡을 통해 기부를 요청하는 구걸 영상을 올리면서 화폐로 바꿀 수 있는 디지털 선물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동영상에 따라 편차가 있지만 많게는 한 시간에 1천달러(142만원)까지 모금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모나 알리 알카림과 그의 여섯 딸은 매일 틱톡에서 모금 방송을 하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그녀의 남편은 공습으로 숨졌다. 그녀는 맹인이 된 딸 샤리파의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방송을 하고 있다.
그들은 매일 텐트 바닥에 앉아 수시간 "좋아요 눌러주세요", "공유해주세요", "선물 주세요"와 같은 간단한 영어를 반복하고 있다.
기초생활도 어려운 난민들이 전화기와 카메라 등은 어디서 구한 것일까.
BBC는 시리아 남서부 지역 난민캠프에서 취재한 결과 이런 난민 영상에는 전문적인 브로커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틱톡 중개인'이 난민들에게 전화기와 영상 장비 등을 제공하며 이같은 방송을 돕고 그 대가로 수익의 일부를 가져간다는 것이다.
한 중개인은 BBC에 자신은 틱톡 중국 본사나 중동 지사와 제휴한 회사들과 일하고 있는데, 이들 회사가 난민 가족들에게 틱톡 계정을 제공한다고 전했다.
이들 제휴사는 신규 콘텐츠 크리에이터를 유치하고 사용자의 앱 이용 시간을 늘리려는 틱톡의 글로벌 전략을 위해 뛰고 있다고 BBC는 설명했다.
그런데 이 난민들의 영상에 기부된 돈의 대부분은 틱톡이 수수료 명분으로 가져가 정작 이들에게 돌아가는 기부금은 거의 없다고 BBC는 지적했다.
BBC는 시리아에서 시험삼아 중개인을 통해 난민 모금 영상을 만들고 106달러(15만1천원)의 디지털 선물을 보냈는데, 계정 소유자에 돌아간 돈은 33달러(4만7천원)에 불과했다고 전했다. 모금액의 69%는 틱톡에 돌아간 것이다.

하지만 난민에게 실제로 떨어진 돈은 33달러도 안 됐다. 지역의 환전소에서 현금으로 인출될 때 10%가 다시 공제됐고, 여기에 중개인에게 35%를 떼주고 나니 난민의 손에 쥐어진 돈은 19달러(2만7천원)에 불과했다.
최근 시리아 난민에게 330달러(47만원)를 기부하고 다른 이용자들에게 기부를 독려한 바 있는 틱톡 인플루언서 케이스 메이슨은 BBC로부터 이같은 모금 실태를 전해 듣고 "말이 되지 않는다. 시리아 가족들에게 너무 불공평하다"라고 질타했다.
틱톡은 이와 같은 논란에 대해 "이런 형태의 방송은 틱톡에서 허용되지 않는다"라며 "착취적인 구걸 행위를 근절하기 위한 조치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회사 측은 디지털 선물에 부과하는 수수료율 등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공개하지 않으면서도 "수수료율은 70%보다 훨씬 낮다"고 밝혔다.
banan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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