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문·박완주·장경태 국감서 잇단 지적…이백만 "톱모델 쓴 광고엔 제한할 것"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에서 방송 광고비를 지원받은 일부 기업이 모델료가 비싼 것으로 알려진 연예인을 섭외한 것으로 나타나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을 돕는다는 본래 사업 취지가 훼손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13일 코바코 국감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정문·장경태, 무소속 박완주 의원은 코바코의 '혁신형 중소기업 방송광고 지원사업'의 문제점을 잇달아 지적했다.
기술력은 우수하지만 낮은 인지도와 경제적 부담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을 지원하고자 방송광고 제작비나 송출비 등을 할인 또는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정문 의원은 이 사업을 통해 코바코에서 할인 지원을 받은 상위 10개 중소기업은 모델료가 상당한 것으로 알려진 유명 연예인을 섭외했다고 비판했다.
기업별로 보면 320억 원 방송광고료를 집행한 데일리앤코는 배우 박민영을, 283억 원을 집행한 컬리는 박서준과 전지현을, 187억 원을 쓴 어댑트는 소녀시대 서현과 러블리즈 미주를, 158억 원을 쓴 에이블루는 배구선수 김연경과 전 리듬체조 선수 손연재를, 133억 원을 쓴 뉴트리원은 배우 정우성과 윤아를, 129억 원을 쓴 복정제형은 가수 장윤정을 모델로 내세웠다.
이 의원은 "모델료로 수십억 원을 쓰고, 제작비와 송출료는 코바코에서 지원받는 것인가"라며 지원 사업 취지가 무색해졌다고 꼬집었다.
이에 이백만 코바코 사장은 "마켓컬리 등은 지금은 중견기업이 됐지만 지원할 당시에는 벤처 리스크가 컸다. 우리가 마중물처럼 지원해서 성장한 예외적 사례"라며 "다만 결과적으로 과도한 지원이 된 점이 있고 지적이 옳다. 톱모델을 쓰는 광고에는 지원을 제한하겠다"고 말했다.
장경태 의원은 해당 사업의 지원 한도가 기업 1곳당 3년간 105억 원인데 10개 기업은 해당 액수를 초과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한 기업은 320억 원 규모의 방송 광고를 송출한 점을 꼬집었다.
박완주 의원도 마켓컬리가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206억 원이 넘는 송출비 지원을 받았다고 비판했다. 마켓컬리는 해당 기간 3조 1천5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박 의원은 "내부 감사를 하고 지원금을 환원해야 한다"며 "내부감사를 하지 않는다면 상임위 차원에서 감사원에 감사를 요청할 수도 있다"고 목청을 높였다.
이에 이 사장은 자의적으로 한도 초과를 용인해주는 것이 아니며, 외부 위원들로 구성된 지원협의회 심의를 통해 결정한다면서도 "영세 소상공인에게도 지원하겠다. 점검해보겠다"고 답했다.
이정문 의원은 지원사업 규정이 뚜렷한 기준 없이 바뀌었다고도 비판했다.
혁신형 중소기업 방송광고 지원 선정기준 제7조는 2019년 4월 심의를 통해 지원 대상자의 지원 한도 금액을 초과할 수 있다는 내용으로 개정됐다.
이 의원은 "자금력이 있는 기업을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문제"라며 "선정된 중소기업들이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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