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등굣길 공습 충격적…민간시설 폭격도 금지된 것"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비롯한 도시 곳곳에 미사일 공격을 감행한 것을 두고 유엔이 국제인도법을 위반했을 가능성을 지적하면서 현지 감시 업무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11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전역의 도시를 미사일로 공격해 최소 12명의 민간인이 사망하고 100명 이상이 부상했다"며 "공습이 발생한 시간·장소가 출근길·등굣길이라는 사실은 충격적"이라고 비판했다.
OHCHR은 "우리는 러시아군의 공격 중 일부가 중요한 민간 기반시설을 겨냥했다는 점을 심각하게 우려한다"면서 "수십 개의 주거용 건물과 최소 12개의 에너지 시설을 포함한 많은 필수 민간 기반시설들이 8개 지역에 걸쳐 파괴됐다"고 전했다.
특히 "이런 공격은 국제인도법에 규정된 '적대 행위의 원칙'을 어겼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민간인과 민간인 생존에 없어선 안 될 시설·물건을 대상으로 공격하는 건 적대 행위의 원칙에 위반하며 국제인도법상 금지된 행위"라고 지적했다.
OHCHR은 "겨울철을 앞두고 주요 발전소와 전력선에 발생한 폭격 피해는 민간인들의 삶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면서 "러시아가 추가 공습을 자제하고 민간 시설 파손을 막기 위한 모든 조처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우크라이나에서 진행 중인 인권 모니터링 업무도 계속할 것"이라며 "이번 공격으로 발생한 민간인 사상자에 대한 정보를 확인하고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국제인도법 위반 사례를 찾아 문서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10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비롯해 10개 지역 12개 도시에 걸쳐 수십 발의 미사일을 떨어뜨렸고 사망자 19명과 부상자 105명이 나왔다. 이튿날에도 우크라이나 자포리자에 미사일을 쏴 민간인 1명이 숨지고 교와 주거시설이 파괴됐다.
러시아는 지난 8일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크림대교가 폭발 및 화재로 일부 붕괴하자 이를 우크라이나 측의 '테러'라고 주장하면서 보복 공습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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