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겨울철 유럽의 에너지 대란이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탈리아 과학자들이 에너지 절약을 위해 일광절약시간제(서머타임)를 한 달 만이라도 연장하자고 정부에 제안했다.
12일(현지시간) 로마 지역 일간지 '일 메사제로'에 따르면 이탈리아 환경의료학회(SIMA)는 최근 국제학술지 랜싯에 게재한 글에서 서머타임을 11월까지 한 달 연장하면 7천만 유로(약 971억원)를 아낄 수 있다고 주장했다.
SIMA는 이탈리아의 11월 평균 전기 사용량과 시간당 평균 전기료를 합산해 이같이 추정했다.
서머타임제는 낮이 길어지는 여름철 자연광을 활용해 에너지를 아끼고, 경제활동을 촉진한다는 취지로 여름철에 시간을 1시간 앞당기고, 여름이 끝나면 다시 1시간 늦추는 제도다.
이탈리아는 다른 유럽 국가와 마찬가지로 3월과 10월 마지막 일요일에 서머타임을 개시, 종료하고 있다. 올해 서머타임 종료일은 10월 30일이다.
온라인청원 사이트 체인지(change.org)에 올라온 SIMA의 서머타임 연장 청원에는 일주일 만에 5만8천명이 넘는 이들이 찬성 의사를 밝혔다고 '일 메사제로'는 전했다.
SIMA는 서머타임제를 내년 3월까지, 즉 1년 내내 중단 없이 시행할 경우 에너지 절감 효과는 훨씬 늘어날 것이라며 대기 중에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양을 줄이는 데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머타임 도입과 해제를 반복하는 탓에 달라지는 시간대에 적응하느라 노동생산성이 저하되고 보행·자동차 사고가 증가한다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돼왔다.
그러나 SIMA의 서머타임 연장 주장은 그런 측면이 아니라 우크라이나 전쟁이 불러온 에너지 위기에 대응하고 환경도 보호하자는 취지다.
알레산드로 미아니 SIMA 회장은 "단 한 달만이라도 서머타임을 연장하자"며 "에너지 절약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쉬운 조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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