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 대신 수소로 '쇳물' 만든다…포스코 "2030년 상용화 목표"

입력 2022-10-13 13:51  

석탄 대신 수소로 '쇳물' 만든다…포스코 "2030년 상용화 목표"
친환경 수소환원제철 개발 도전장…EU 탄소국경세 시행 등 '발등의 불'
수소공급처 확보·원가 등 풀어야 할 과제도…"국가적 어젠다로 봐야"



(스톡홀름=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철강은 없어선 안 될 소재이지만, 이산화탄소 배출 문제도 갈수록 심각해지기 때문에 빨리 해법을 찾아야 합니다."
12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만난 주세돈 포스코 기술연구원장은 철강업계 부동의 1위인 포스코가 '수소환원제철'이라는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한 제철 공정 개발에 도전장을 내민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주 원장과 김희 탄소중립담당 상무, 신명균 수소환원제철연구그룹장은 이날 포스코·스웨덴 SSAB 공동 주최 '제2회 수소환원제철 국제포럼' 계기 특파원 간담회를 열고 친환경 철강 공정 확보를 위한 사업 구상을 소개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제철 공정에서는 고온의 고로(용광로)에 철광석(Fe2O3)과 석탄을 넣고 녹여 산소를 분리해 쇳물, 즉 철(Fe)을 만든다. 이 과정에서 이산화탄소(CO2)가 배출된다.
반면 수소환원제철은 수소를 환원제로 활용하므로 이론적으로는 탄소가 전혀 배출되지 않도록 하는 기술이다.
포스코는 이미 30년 전 기존 고로 공정보다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파이넥스'(FINEX) 공법을 자체 개발한 바 있다.
이후 이를 기반으로 '감축'을 넘어선 '제로'를 구현하겠다는 게 '하이렉스'(HyREX)라는 명칭의 수소환원제철 기술의 개념이다.


김 상무는 "파이넥스도 당시엔 친환경 측면을 고려한 기술이었지만, 탄소중립 정책이 나온 뒤 파이넥스 공법에서도 수소가 부산물로 나온다는 점에 착안해 아예 수소를 환원제로 쓰는 하이렉스 연구를 본격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철강업계는 '2050년 탄소중립' 달성 목표 외에도 여러 과제에 직면해 있다.
당장 EU 탄소국경세가 2026∼2027년께부터 시행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등 기후변화 대책의 일환으로 관련 규제도 강화되고 있다.
이에 포스코는 우선 2028년까지 하이렉스 공법을 통해 연간 100만톤 규모의 철강 생산이 가능한 데모플랜트를 지을 예정이다.
이후 2년간 검증 절차를 거쳐 2030년 상용화 설비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다만 이제 막 시작 단계로, 상용화까지는 넘어야 할 기술적 난제도 적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재생 에너지원을 발전해 얻는 '그린 수소'의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는 물론, 수송 기술 확보가 필요하다.
원가 상승폭을 얼마나 최소화할 수 있을지도 관건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김 상무는 "(철강을 많이 쓰는) 제조업이 국내 GDP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영향력이 크다"며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국가 어젠다로 보고 고민했으면 좋겠다"고 개인적 견해를 밝혔다.


shin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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