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구세대 2형 당뇨병 치료인 티아졸리딘디온(TZD: thiazolidinedione)이 치매 위험을 22% 낮추어 주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방조직의 인슐린 감수성을 높여 혈당을 내리게 하는 TZD 계열의 당뇨병 치료제에는 액토스(피오글리타존)와 아반디아(로시글리타존)가 있다.
미국 애리조나 대학 보건대학원 역학·생물통계학과 연구팀(제1 저자: 탕신)이 미국 재향군인 보건 시스템(Veteran Affairs Health System)의 2형 당뇨병 환자 55만9천106명(60세 이상)에 관한 전자 보건 기록(2000~2019년)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미국 과학진흥 협회(AAAS)의 과학 뉴스 사이트 유레크얼러트(EurekAlert)가 12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2001년 1월~2017년 12월 당뇨병 진단 후 첫 치료제로 TZD나 메트포르민(metformin) 또는 설포닐우레아(sulfonylurea)가 처방된 환자의 기록을 평균 8년 동안 추적 분석했다.
그 결과 TZD를 1년 이상 단독 투여한 환자는 메트포르민을 단독 투여한 환자보다 모든 형태의 치매 위험이 22%, 알츠하이머 치매 위험은 11%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TZD 단독 투여는 또 혈관성 치매 위험의 57% 감소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혈관 질환은 알츠하이머 치매 위험을 높인다는 사실을 생각할 때 이 결과는 TZD가 혈관계에 대한 긍정적인 영향을 통해 치매 위험을 낮출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일 수 있다고 연구팀은 해석했다.
TZD와 메트포르민을 함께 복용한 환자는 모든 형태의 치매 위험이 11% 낮았다.
그러나 설포닐우레아를 단독 복용한 환자는 치매 발생률이 오히려 12% 높았다. 이는 설포닐우레아에 메트포르민이나 TZD를 추가하는 것이 치매 위험 상승을 부분적으로나마 상쇄할 수 있다는 의미일 수 있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이러한 효과는 특히 75세 이하의 당뇨병 환자가 75세 이상 환자보다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치매는 조기 예방이 중요함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또 과체중이거나 비만한 당뇨병 환자가 더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이는 관찰 연구 결과이기 때문에 인과관계를 단정할 수는 없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또 신장 기능, 유전적 요인 등 다른 관련 변수는 관련 정보가 없어 고려되지 않았고 연구 대상이 대부분 남성과 백인이라는 한계도 있음을 연구팀은 인정했다.
그러나 당뇨약 TZD를 치매 예방 목적으로 재창출(repurposing)하는 것이 가능한지는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또 치매 위험이 높은 당뇨병 환자는 당뇨약 선택에 이 연구 결과를 참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이 연구 결과는 '영국 의학 저널 오픈-당뇨병 연구와 치료'(BMJ Open Diabetes Research & Care) 최신호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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