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최준호 세르반티노축제 한국총감독 "중남미에 신선한 행복 선사"

입력 2022-10-14 08:00  

[인터뷰] 최준호 세르반티노축제 한국총감독 "중남미에 신선한 행복 선사"
"한국에 대해 절대 잊을 수 없는 강력한 고리 만드는 데 초점 맞춰"
'가족 중시' 멕시코 정서도 반영…인형극·K팝·성악 등 세대 아울러
"문화예술, 다른 방식으론 몇년 걸리는 국가간 숙제도 단번에 푸는 열쇠"



(과나후아토[멕시코]=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50년 역사의 중남미 최대 문화예술 행사인 세르반티노 축제에서 '주빈국 한국' 프로그램을 총감독한 최준호(63)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13일(현지시간) "최고의 아티스트들이 중남미 관람객에게 낯선 즐거움과 신선한 행복을 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최 총감독은 이날 멕시코 과나후아토의 호텔 산디에고 내 축제 운영 사무국에서 진행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한국 문화는 세계 어딜 가도 호감을 얻을 수 있는 둘도 없는 기회를 맞고 있다"고 한국문화의 현주소를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번 축제에서는 관람객이 한국에 대해 절대 잊어버릴 수 없는 강력한 고리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멕시코 수교 60주년이자 지속적인 문화 교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2022 코리아 시즌'을 맞아 한국 최고의 예술가를 섭외하는 데 가장 큰 공을 들였다고 했다.
세계적 소프라노 조수미를 비롯해 개막 공연에서 큰 호응을 얻은 소프라노 박혜상, 중남미에서 인기몰이 중인 K팝 그룹 'KARD', 국립무형유산원과 국립현대무용단 등 주빈국 품격에 맞는 라인업을 짜임새 있게 구성했다는 설명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의 상실감을 강렬하게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는 현대무용팀 'LDP', 거문고·대금·장구와 박수로 유연한 댄스곡을 들려주며 마니아층을 형성한 그룹 '고래야', 전통악기와 일렉트릭 기타 등으로 조화를 이루는 밴드 잠비나이, 창작국악그룹 '그림'도 중남미 관객을 만날 채비를 갖췄다.
최준호 총감독은 "어렵지 않고 편안하면서도 전통과 현대, 미래를 아우르는 다양성에 심취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구성했다"며 "예술적 퀄리티는 자부하는 만큼 관람객 기대감을 100% 충족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또 가족의 가치를 중요시하는 멕시코 정서를 반영해 세대를 아우르며 기억을 공유할 수 있는 장을 만들기 위해 공을 들였다고 한다.
한국적 색채 가득한 예술 무대 산의 인형극 '달래 이야기'가 그 대표적인 사례다.
전쟁을 겪은 뒤 홀로 남겨진 어린 '달래'의 눈으로 평화의 소중함을 표현하는 이 넌버벌(대사 없이 몸짓과 음악 등으로 표현하는 것) 공연은 이미 매진됐다고 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BTS 콘서트 실감 콘텐츠,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의 전통 놀이 체험, 주멕시코 한국문화원의 한국 영화 상영회(기생충, 괴물, 올드보이 등)와 뽀로로 포토존 등은 어린이와 10∼20대에게 큰 인기를 끌 것으로 최 총감독은 전망했다.
그는 "대체로 문화예술 축제가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한 레퍼토리라면, 저희는 어린이와 10∼20대까지 고려한 자리를 마련했다"며 "연극, 콘서트, 무용, 전시, 영화 등을 총망라한 것은 그런 이유"라고 부연했다.
주프랑스 한국문화원장, 예술의전당 공연예술감독, 서울시 거리예술축제 운영위원장, 의정부음악극축제 예술감독 등을 역임하고 프랑스 최고 권위의 '레지옹 도뇌르' 훈장도 받은 최준호 총감독은 인터뷰 중간중간 '문화의 힘'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당장 여기에서도 할아버지 같은 저에게 젊은이들이 한국어로 말을 붙이며 사진을 찍자고 하는 등 호기심과 호감을 드러내고 있다"고 웃으며 말한 그는 문화 예술을 '다른 방식으론 몇 년 걸리는 국가 간 숙제도 단번에 푸는 열쇠'로 표현했다.
그러면서 "억지로 문화를 알리는 건 불가능하다. 지식이 아니기 때문"이라며 "경험하고 같이 나누다 보면 자연스럽게 서로 바라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 말도 꼭 남기고 싶어했다.
"사람들이 갈라놓은 장벽은 문화 앞에선 아무런 의미가 없어집니다. 중남미 관객들이 한국 문화예술을 통해 신선한 행복과 낯선 즐거움을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walde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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