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연구팀, 유럽 24개국 분석…"봉쇄기간 긴 국가 감소 폭 커"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지난해 1월 유럽의 신생아 수가 전년 동기보다 14%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독일 dpa 통신과 영국 데일리 메일 등이 14일 보도했다.
스위스 로잔대 레오 포머 교수팀은 의학저널 '인간 생식'(Human Reproduction)에서 유럽 24개국의 2018~2021년 1월 신생아 수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며 코로나19 1차 유행에 따른 보건위기 공포로 출산이 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2020년 초 코로나 1차 유행 당시 엄격한 봉쇄령이 내려졌던 국가와 코로나19로 심각한 중환자실 부족 문제를 겪었던 국가들에서 지난해 초 신생아 수가 가장 많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신생아 수가 가장 많이 준 국가는 94일간 봉쇄령이 내려졌던 리투아니아로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2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8주간 봉쇄령이 내려진 스페인과 7주 가까이 봉쇄가 이어진 루마니아도 지난해 1월 신생아가 각각 23% 감소했다.
103일간의 봉쇄로 분석 대상 국가 중 봉쇄 기간이 가장 길었던 영국 잉글랜드와 웨일스 지역도 신생아가 13% 줄었고 스코틀랜드에서는 14% 감소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망자가 많이 발생하면서도 봉쇄령을 내리지 않은 스웨덴에서는 신생아 수가 감소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포머 교수는 "여러 국가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환자 급증하자 거리두기와 봉쇄에 나섰다"며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이 크지 않았던 국가에서까지 봉쇄 기간이 길수록 임신이 많이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1차 유행 당시 건강과 사회적 위기에 대한 가임기 부부들의 두려움이 9개월 후 출산 감소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어 지난해 3월에는 신생아 수가 일시적으로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했으나 이것이 1월 감소분을 보충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포머 교수는 "팬데믹으로 인한 신생아 수 감소는 인구구조, 특히 이미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서유럽 지역의 인구구조에도 장기적으로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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