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국가들 "세르비아 비자면제로 불법 이민 급증" 분통

입력 2022-10-14 15:56  

유럽 국가들 "세르비아 비자면제로 불법 이민 급증" 분통
우크라 난민 불어나면서 갈등 심화 조짐…"세르비아, 러시아 돕나" 시선도

(서울=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서유럽 국가들이 세르비아가 비자 면제를 남발해 불법 이민자들의 새로운 경유지가 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고 미국 정치 전문 매체인 폴리티코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세르비아는 유럽연합(EU)과 비자 면제 협정을 맺고 있으면서 인도와 튀니지, 브룬디 등에 대해서도 비자를 면제해 주고 있다.
이 때문에 각국 주민들이 세르비아를 거쳐 유럽으로 쉽게 갈 수 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최근 세르비아를 포함한 발칸반도 서부 국가들을 경유한 불법 입국 시도가 급증해 올해 1∼9월 10만6천 명이 이곳을 통해 유럽으로 넘어가려다 붙잡혔다.
이는 한 해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3배, 2019년 동기 대비론 거의 10배나 많은 것으로, EU 국가들은 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이날 EU 회원국 내무장관들이 룩셈부르크에 모여 난민 유입 문제에 대한 집중 논의를 벌인다.
이에 앞서 전날 밤 일바 요한손 EU 집행위 내무담당 위원이 오스트리아와 체코공화국, 헝가리 등 불법 이민자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국가 내무장관들을 따로 불러 논의를 벌이기도 했다.
마르가리티스 스히나스 EU 집행위 부위원장은 이 회의에서 최근 자신이 세르비아 등 발칸 서부 국가들을 방문해 비자 면제 정책 변경을 요청한 사실을 보고할 예정이다.
폴리티코는 발칸 반도를 통한 불법 이민자 유입은 지금으로선 조용히 끓어오른 문제였지만 앞으로 수개월 뒤 큰 분쟁 거리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이미 EU 동부 지역 국가들은 자국이 수용한 우크라이나 난민 수가 너무 많다고 불만을 표시해 왔다. 이민자 이동 경로가 정식 통로 외에 다른 길이 생기면 난민이 무질서하게 유입될 수밖에 없고, 이는 러시아가 원하는 것이라고 폴리티코는 지적했다.
게르하르트 카르너 오스트리아 내무장관은 최근 "우리 수용 능력이 한계에 다다랐다"며 세르비아의 비자 면제 조치가 지나쳐 난민들이 몰려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오스트리아는 올해 들어 8월까지 5만6천 건의 난민 신청을 받았다고 그는 덧붙였다.
세르비아는 오래전부터 EU 가입을 추진해 왔지만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제재는 거부해 EU 국가들로부터 불만을 사고 있다.
이 때문에 EU 국가들은 난민 문제로 EU를 분열시키려는 러시아를 세르비아가 은근히 돕는 것이 아니냐며 우려하고 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kjw@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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