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축소 우려에 장점 퇴색…"저가매수 기회" 의견도
(서울=연합뉴스) 송은경 기자 = 지속되는 금리 인상 기조에 부동산 간접 투자상품 리츠(REITs) 주가가 줄줄이 52주 신저가를 기록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물자산을 기초로 한 리츠는 한때 인플레이션을 헤지(위험 회피)할 수 있는 투자처로 주목받았으나, 최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필두로 한 세계 각국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된 것으로 분석된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상장 리츠 중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으로 구성된 'KRX 리츠 TOP10' 지수는 이달 들어 7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이달 14일 마감 지수는 845.02로 연 최저점을 기록했다. 한 달 전과 비교해 16.86% 하락한 수치로, 연 최고점(4월 26일 1,249.96)과 비교하면 32.39%나 떨어졌다.
반면 최근 한 달 동안(9월 15일∼10월 14일) 코스피는 7.88% 하락에 그쳐 리츠보다 낙폭이 작았다.
주요 상장 리츠들은 줄줄이 52주 신저가를 기록 중이다.
백화점·아웃렛 등 리테일(상가)을 주력으로 하는 시가총액 1위 롯데리츠부터 물류센터 리츠인 ESR켄달스퀘어리츠[365550], 오피스를 투자 섹터로 하는 SK리츠[395400], 제이알글로벌리츠[348950] 등은 14일 모두 역대 최저점을 기록하며 거래를 마감했다.
많은 리츠가 역대 최고점을 찍었던 지난 4∼6월께와 비교해 적게는 30% 안팎, 많게는 50%가량 하락했다.
리츠 상장 일정도 불투명해진 상태다. 올해 하반기 상장을 준비하던 대신자산신탁 대신글로벌코어리츠는 내년 이후로 상장 시기를 미뤘고, 한화자산운용의 한화리츠 또한 내년으로 일정을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식 시장에서 리츠가 부진한 이유는 금리 인상 기조가 당분간 계속되리라는 전망에 투자 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리츠는 투자 자금을 모으고 은행 등으로부터 대출을 받아 부동산에 투자한 뒤 그로부터 거둔 임대 수익과 시세 차익을 배당하는 상품으로, 금리 인상기에는 부동산 대출금리도 올라 수익이 하락하고 배당금이 줄어들 가능성이 커진다.
최근 높은 이자율을 제공하는 투자처가 많아지면서 고배당이 장점이었던 리츠만의 매력이 사라졌다는 분석도 있다.
한국리츠협회에 따르면 주요 상장 리츠들의 배당률은 현재 주가 기준 5∼8% 정도로, 최근 5%에 육박하고 추가 상승이 기대되는 시중은행들 예·적금 금리와 큰 차이가 없다.
투자자 입장에선 최근 부동산 시장 상황에 따라 배당금이 줄 가능성이 있는 데다가 연이은 주가 하락으로 원금 손실 위험까지 있는 리츠에 투자할 메리트를 찾을 수 없는 셈이다.
반면 리츠는 단기 시세차익이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배당을 받는 것이 목표인 만큼 고금리 리스크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리츠인 경우 지금이야말로 저가 매수의 기회라는 시각도 있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대부분 리츠 주가가 무차별적으로 하락하면서 투자자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많아졌다"며 "불안한 매크로 환경과 금리 상승이라는 부담 요소가 여전한 상황에서도 상장 리츠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한다"고 분석했다.
nor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