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러스 버틸수 있을까…"英 여당의원 100여명, 금주 축출 시도"

입력 2022-10-17 11:06   수정 2022-10-17 11:32

트러스 버틸수 있을까…"英 여당의원 100여명, 금주 축출 시도"
불신임 서한 속출…취임 6주만에 '며칠 안남았다' 진단
졸속 경제정책 후폭풍…당내 불만 수습하려 마지막 안간힘



(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 취임 일성으로 야심 차게 내놓은 경제정책이 역풍을 맞으며 총리 자리에 오른 지 6주 만에 사면초가에 몰린 리즈 트러스(47) 영국 총리가 이번 주 동료 의원들의 손에 쫓겨날지도 모른다는 보도가 영국 언론에서 잇따르고 있다.
타블로이드지 데일리메일은 트러스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 의원들이 이번 주 트러스 총리 축출을 시도할 것이라고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데일리메일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 보수당 경선을 주관하는 1922 위원회의 그레이엄 브래디 위원장에게 100명이 넘는 보수당 하원의원이 트러스에 대한 불신임투표를 요청하는 서한을 제출하려 한다고 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의원들은 브래디 위원장에게 트러스 총리의 시간이 다 됐으며, 트러스 총리에 대한 불신임투표를 즉각 허용하는 쪽으로 당규를 바꿀 것을 촉구할 예정이다.
브래디 위원장은 그러나 오는 31일 예산안 발표를 앞두고 트러스 총리와 새로 임명된 제레미 헌트 재무장관에게 경제 전략에 착수할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며 보수당 내부의 이 같은 움직임에 저항하고 있다고 이 매체는 덧붙였다.
트러스 총리는 자신이 제시한 경제정책으로 금융 시장이 요동을 치고, 보수당의 지지율이 추락하며 당내 불만이 들끓자 지난 14일 최측근인 쿼지 콰텡 재무장관을 전격 경질하고, 반대파의 중량급 인사인 헌트 전 외무부 장관을 후임으로 앉히며 위기 돌파를 꾀하고 있다.

헌트 신임 재무장관은 지난 보수당 당 대표 선거에서 트러스 총리의 경쟁자인 리시 수낵 전 재무부 장관을 지지했던 인사다.
현지 일간 가디언도 '아군조차 며칠 남지 않았다고 말하는 트러스 총리, 생존을 위해 분투하다' 제하의 기사를 통해 트러스 총리가 야당의 십자포화와 여당 내 반란에 포위되는 '풍전등화'의 상황에 놓였다고 평가했다.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는 "트러스 총리는 자신이 (국정)책임자라고 말하고 있지만, 최근의 상황들은 그가 재직 중이긴 하지만, 권력을 갖고 있지는 않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며 조기 총선을 거듭 촉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영국 여론조사업체 오피니움이 실시한 최근 여론 조사에 따르면 현 시점에 총선이 실시될 경우 노동당은 하원의석 가운데 무려 411석을 얻는 압승으로 12년 만에 정권을 탈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보수당은 보리스 존슨 전 총리를 비롯한 중량급 의원을 포함해 현재 의석 가운데 219석을 잃으며 137석을 얻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급전직하한 당 지지율에 위기감을 느낀 보수당 의원들은 급기야 트러스 총리 사퇴를 압박하고 나섰다.
보수당 중진 크리스핀 블런트 의원은 트러스 총리가 현재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당내 처음으로 그의 퇴진을 공식 촉구했다.
그는 "게임은 다 끝났고, 이제 문제는 어떻게 승계가 진행되느냐"라고 지적, 트러스 총리의 퇴진을 기정사실화했다.
2019년 입각한 평의원인 제이미 월리스 의원도 가디언에 트러스 총리에 대한 불신임 신청서를 제출한 사실을 확인했다.
월리스 의원은 "최근 몇주간 정부가 영국 경제의 신뢰를 약화시켰고, 보수당을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분열시켰다"며 "이 나라의 신임을 더 이상 얻지 못하고 있는 만큼 총리에게 사퇴를 요청하는 서한을 썼다"고 말했다.

가디언은 현재까지 약 100통의 불신임 신청서가 1922 위원회에 제출됐을 것으로 추정하면서, 지난 보수당 경선에서 대부분 수낵 전 재무장관을 지지했던 보수당 중진 의원들이 17일 멜 스트라이드 전 재무장관이 주재하는 만찬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해 귀추가 주목된다.
트러스 총리가 낙마하면 보수당 경선에서 의원들 사이에서 지지도가 가장 높았지만 당원 투표에서 밀려 고배를 마신 수낵 전 재무장관, 당시 경선에서 3위를 차지한 페니 모돈트 국제통상부 부장관, 벤 월러스 국방장관 등이 유력한 후임으로 거론된다.
이렇다 할 정책을 펼쳐보기도 전에 영국 경제를 격랑 속에 빠뜨리며 '레임덕'에 빠진 트러스 총리는 자리를 사수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가디언은 트러스 총리가 17일 총리 공관으로 각료들을 불러 모아 전열을 재정비한 뒤 오는 31일 예산안 발표 때까지 보수당 평의원들로 이뤄진 소그룹과 회동을 이어가며 자신을 지지해줄 것을 절박하게 호소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총리실조차 현재 트러스 총리의 입지가 극히 취약하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총리실의 한 관계자는 "헌트 재무장관을 임명함으로써 약간의 시간을 번 것일 뿐"이라며 트러스 총리의 운명에 대한 비관적인 견해를 숨기지 않았다.
보수당 중진 로버트 할폰 의원은 지금 총선이 실시된다면 보수당 의원들의 '대량학살'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지난 몇주 간 벌어진 난맥상에 대해 조속히 사과할 것을 트러스 총리에게 촉구했다.
ykhyun1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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