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여파로 개장 직후 52주 신저가…기업 자체 신뢰 추락 장기화 우려
정부·정치권 규제·개선 '칼바람' 불듯…김범수는 국감 출석
(서울=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카카오[035720] 투자자들에게 '검은 월요일'이 현실화하면서 카카오가 사실상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카카오 서비스 장애 여파로 기업 이미지가 추락하고 주가 하락세마저 가속하면서 결국 비상대책위원회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카카오 주가는 주말 먹통 사태 이후 처음 장이 열린 17일 오전 유가증권시장에서 한때 4만6천500원까지 내려가 신저가를 새로 썼다.
카카오와 관계사들은 17일 장 개장 직전 "데이터센터 화재 관련한 재무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공시했으나, 미국 나스닥 지수 급락도 주가 하락세에 가세해 카카오와 카카오뱅크[323410], 카카오페이[377300] 등 3개 사는 모두 개장 직후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카카오가 이번 화재에 따른 위기를 타개할 대책으로 우선 꺼내든 카드는 비상대책위원회다.
카카오는 전날 홍은택 카카오 공동체얼라인먼트 공동 센터장이자 카카오 각자대표를 위원장으로 하는 비대위를 꾸렸다고 발표했다. 화재 직후 경영진과 각 부문 책임자들로 구성해 가동해온 대응 컨트롤타워를 전환 출범한 것이다.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모빌리티 등 주요 자회사의 책임자들도 비대위에 참가한다.
카카오가 전사 차원의 비대위를 구성해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하며 위기 대응에 나서는 것은 2006년 창립 이래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 관계자는 "2010년 3월 카카오톡 출시 이후 이렇게 장기간 오류가 난 것이 처음이기에 비대위도 처음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로 카카오라는 기업 자체의 신뢰가 받은 타격은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의 대표 서비스이자 월간 사용자가 4천750만 명에 달하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이 10시간 가까이 전면 중단된 점이 가장 큰 악재다. 라인이나 텔레그램 등 다른 메신저로 이탈하는 이들이 다수 나오면서 압도적인 이용자 수를 기반으로 계획해온 '오픈채팅 광고' 등 수익 모델 계획에도 악영향을 받게 됐다.
손꼽히는 대형 정보기술(IT) 기업이면서도 하나의 데이터센터 전기실에서 난 불로 대다수 서비스가 먹통을 겪었고 복구에도 오랜 시간이 걸리는 등 미흡한 대응책도 신뢰를 떨어트린 요인이다.
카카오는 또 이번 사태로 정부와 정치권의 각종 조사와 법·제도적 규제 강화 칼날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17일 카카오 먹통 사태와 관련해 "만약 독점이나 심한 과점 상태에서 시장이 왜곡되거나 더구나 이것이 국가 기반 인프라와 같은 정도를 이루고 있을 때는 국민의 이익을 위해 당연히 제도적으로 국가가 필요한 대응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오는 2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종합감사에 카카오 오너인 김범수 이사회 의장을 불러 먹통 사태에 대해 질타할 예정이다.
이번 과방위 종합국감에는 김 의장을 비롯해 최태원 SK 회장,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박성하 SK C&C 대표, 홍은택 카카오 대표, 최수연 네이버 대표도 증인으로 출석한다.
s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